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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합상사가 된 홈쇼핑…중기상품 해외수출 첨병역 되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 한 때 국내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주방용품 ‘도깨비방망이’가 최근 해외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도깨비방망이’는CJ오쇼핑과 베트남 현지 기업의 합작사인 SCJ를 통해 베트남에 선보인 뒤 불티나게 팔리면서 히트상품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 베트남에서만 누적매출 15억원을 넘어섰다.

베트남 흥행 덕분에 도깨비방망이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부원생활가전은 국내에서 유행이 지난 모델임에도 생산라인 철수하지 않고 풀가동하고 있다. 비용은 줄었고 매출은 늘었다. CJ오쇼핑 측은 “(도깨비 방망이는) 2014년 CJ오쇼핑이 진출한 해외 9개 지역 중 8곳에서 총 75억원 상당의 판매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70~80년대 경제부흥기에 수출 중심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주역은 다름 아닌 종합상사였다. 종합상사의 수출로 세계 무역시장에서 ‘Made in Korea’의 입지를 넓혔고, 대한민국은 이를 토대로 무역입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들어 70~80년대의 종합상사 역할을 대신하는 유통업태가 있다. 바로 홈쇼핑이다.

홈쇼핑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이미 유행이 지난 상품들의 경우에도 동남아나 중국에서는 새롭게 인식됐다”며 “홈쇼핑업체들이 해외사업 비중을 늘려가면서 외국에 소개하는 국내 상품의 종류도 덩달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고 설명했다. 

상하이 현대가유홈쇼핑에서 방송중인 ‘썬라이즈키친’.

▶중기상품 앞세워 지구촌 누비는 홈쇼핑=저성장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홈쇼핑 시장에서 홈쇼핑 업체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Made in Korea’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중국과 동남아가 첫번째 공략 타킷이다. CJ오쇼핑은 오는 2017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GS샵도 글로벌 비전은 세계 홈쇼핑 1위다. GS샵은 이같은 글로벌 목표를 위해 해외사업 안정화에 주력하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05년 대만에 진출한 롯데홈쇼핑은 현재 현지 1위 홈쇼핑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홈쇼핑 업체들이 이처럼 해외시장 공략에 총력전을 펼치는 데 힘입어 유통가엔 ‘홈쇼핑=해외진출 핵심 채널=이란 새로운 등식이 생겨났다. 해외 판로 확보가 절실한 중소기업들에게는 홈쇼핑이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기회의 땅인 셈이다. 홈쇼핑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중소기업 상품의 역할이 컸다는 게 유통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류 바람이후 한국 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고품질 중소기업 상품의 인기도 덩달아 상승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외에 진출한 홈쇼핑의 해외법인에서 판매되는 한국산 중소기업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웃돈다. 중국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등 7개국에 진출한 GS샵은 한국산 취급상품중 중소기업 비중이 90%에 달했다. 현대홈쇼핑이 중국에 판매하는 한국산 상품도 90%가 중소기업표다. 

국내 중소기업인 이넬화장품의 ‘IPKN 진동 파운데이션’이 태국 GCJ 홈쇼핑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화장품 수출은 2014년 26억원을 넘어서며 전년대비 6배 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지역별로 많게는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 상품은 차별화된 고품질 상품으로 인기가 높다. 홈쇼핑 입장에서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데 꼭 필요한 동반자인 셈이다. GS샵 한 관계자는 “해외사업에서 현지조달 상품 판매보다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내세웠는데 한국상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고 믿을 수 있다는 인식 덕분에 중소기업 상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상품들은 홈쇼핑이 가진 채널과 상품기획력 등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히트상품으로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 PLC(제품 수명 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를 맞은 상품들도 해외에선 다시 회춘하는 경우가 많다. CJ오쇼핑이 인도지사를 통해 선보인 ‘빨래 건조대’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인도가 몬순 기후로 3개월내내 비가 내리는 것에 착안, 중소업체인 ‘홈파워’의 제품을 판매한 결과 1개월분 재고 물량이 1주일만에 동이 나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롯데홈쇼핑이 베트남 현지법인 ’롯데닷비엣‘을 통해 판매한 ‘에다스 여행가방’은 중소기업의 우수한 제품력과 홈쇼핑의 마케팅력이 만난 성공시킨 모범사례다. 여행을 선호하는 현지의 소비 트렌드를 파악, 적절한 가격과 우수한 디자인, 깔끔한 사용감, 다양한 색상, 홈쇼핑의 화려한 영상 등이 현지인에게 어필하면서 단숨에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3월 말 GS샵 관계자들이 동남아 시장 개척단 활동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하기 위해 수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중소기업 해외 지원 확대 ‘박차’= 홈쇼핑 업계는 해외시장 공략의 효율성을 배가하기 위해 중소기업 지원 확대에도 힘을 쏟는 분위기다. 홈쇼핑 해외시장 진입 초기,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 발굴이 곧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로 이어진다는 홈쇼핑 업체들의 경험에서 나온 지혜다.

GS샵은 국내 홈쇼핑 시장에서 검증된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합작 현지 홈쇼핑사에 우선 공급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그동안해외시장에 진출하려던 중소기업들이 현지 시장조사와 통관, 물류 등의 물리적 장벽에 부딛쳐 해외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GS샵은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중소기업 수출지원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GS샵은 중소기업 제품을 전량 매입한 뒤 통관부터 인허가,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대신 처리해 주고 있다.

GS샵은 해외 합작사와의 교류로 한국 중소기업 상품 판로 확대에도 나섰다. 올해는 중국에서 온 현지 홈쇼핑 상품기획자들과 ‘공동 상품 소싱 프로젝트’를 진행, 홈쇼핑에서 판매할 한국의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함께 찾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GS샵 측은 “(중소기업 판로 지원으로) 외국에서 볼 수 없는 다량의 우수 제품을 확보함으로써 핵심 경쟁력을 갖췄고, 중소기업 역시 재고부담과 수출 및 현지 유통 과정에서의 위험요소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CJ오쇼핑은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현지법인 CJ IMC를 통해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CJ IMC은 글로벌 상품의 소싱과 공급을 위해 CJ오쇼핑이 중국에 세운 자회사다. CJ오쇼핑 측은 “CJ IMC가 각각 해외 진출 지역의 소비 특성과 수요를 분석, 이에 적합한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 해외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중소기업이 편리하면서 안정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 가이드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했다.

김일천 CJ오쇼핑 글로벌사업본부 부사장은 “해외시장 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 성공률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갖춘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이 해외시장에서 제 값을 받도록 지원하는 것이야 말로 유통업체가 할 수 있는 진정한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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