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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근용 대구대 부총장, 3대째 장애인 사랑 몸소 실천…“장애인 내가족 처럼”
[헤럴드경제(대구)=김상일 기자]“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오지 못했다. 시각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친구들이 낯설어했기 때문이었다.”

대구대학교 설립자이신 할아버지 이영식 목사, 초대 총장이었던 아버지 이태영 박사에 이어 3대째 장애인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근용(57) 대구대 부총장의 이야기다.

이 부총장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을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배려다. 우리가 배운 똑같은 방식으로 장애인들에게 똑같이 적용하려하면 절대 안된다. 장애인개개인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잘하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3대째 장애인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 부총장을 본지가 만났다. 

k-pace센터 3학년 유예지(유급인턴쉽 프로그램 참가 중)양을 만나 격려를 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

◆ 한국 특수교육을 3대째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의 3대 소개를 해주신다면?

할아버지는 대구 맹아학교를 설립한 고 이영식 목사이고, 아버지는 한국의 특수교육을 처음 체계화한 고 이태영 대구대 초대 총장이다. 대구대가 특수교육 분야에 특화된 것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인 학교 설립자 및 초대 총장의 헌신 덕분이었다.

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 육성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국내에는 특수교육학과 조차도 없었기에 한국사회사업대학을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국내 최초 특수교육학과 출신 교사를 배출하기 시작했다.

두 분의 장애인 교육을 위한 업적을 이어받아 저 역시 장애인들을 위한 교육, 특히 발달장애인들에 대한 고등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할아버지인 이 목사는 해방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특수학교를 설립했고 부친 역시 최초로 특수교육학과를 만들었다. 그리고 3대째인 저는 특수교육의 마지막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발달장애 학생을 위해 대구대에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고등교육센터 ‘케이페이스’(이하 K-PACE)를 최초로 설립했다.

미국 내셔널 루이스 대학의 페이스(PACE) 프로그램을 도입해, 3년 동안 금전 관리·생활 기술 등 직업 탐색 교육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K-PACE의 초대 소장이 되었고 지금은 현재 대구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k-pace센터 발달장애학생에게 상장 전달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

◆ 대구대 설립자 이영식 목사...한국 특수교육 첫발 내디뎌

1946년 가을, 대구 대명동 공동묘지 부지에 눈이 안보이고 귀가 안들리는 10명이 모였다. 다섯 살 꼬마부터 60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이었다.

이들은 빨간 벽돌을 조심스레 손에 쥐고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근처를 지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보병대 중령이 이들에게 다가가 “무얼 하시는 거요?” 어린 꼬마가 대답했다. “학교에 다니고 싶어서 건물을 짓고 있어요”

중령은 대화가 끝나기 무섭게 부대로 돌아가 불도저를 끌고 와 건물 짓는 것을 도왔다.

이어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그에게 다가와 감사 인사를 했다. 이 부총장의 할아버지 이영식 목사였다.

이 목사는 당시 대구시로부터 공동묘지 땅 1만여평을 증여받았지만 공사비가 없어 장애인들과 함께 직접 벽돌을 나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 부총장이 태어나고 자란 대구대 전신인 맹아학교는 이렇게 탄생했던 것이다. 

k-pace센터 발달장애학생에게 상장 전달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

◆ 한국 특수교육 산 증인 대구대와 대구사이버대 역사를 소개해주신다면?

할아버지 이영식 목사는 장애인을 가르치는 교사 양성에 대한 필요성을 일찍부터 생각하셨다.

이를 위해 1946년 소외층에 대한 사랑과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탄생시킨 대구맹아학원이 모체가 돼 1956년에 사설강습소 형태로 한국이공학원을 설립했다.

이후 1958년에 재단 법인 대구맹아학원이 설립한 한국사회사업학교에 통합됐다.

이 한국사회사업학교가 1961년 대구대 전신인 한국사회사업대학으로 승격됐고 바야흐로 특수교육과 사회복지 분야의 전문가와 지도자를 양성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큰 걸음을 내딛게 됐다.

1980년 한사대학으로 바꾼 교명을 다음해에 한사대학교로 바꾸면서 명실상부한 종합대학으로 부상했다. 

신입생에게 환영 인사를 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

1981년 10월 20일 대구대학교로 교명을 변경하면서 6개 단과대(인문, 법정, 경상, 사회과학, 이공계, 사범)를 신설하게 됐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구사이버대는 학교법인 영광학원이 2001년 11월 교육인적자원부(현 교육부)로부터 4년제 정규 원격대학교 설치승인을 받아 2002년 3월 4일 개교했다.

2008년 11월 고등교육법에 근거한 사이버대학으로 전환해 학위수여기관이 됐고 개교한 이래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왔다.

대구사이버대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온 대구대 형제 학교로 ‘아름다운 사회를 향한 따뜻한 교육’을 시ㆍ공간의 장벽을 넘어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대구사이버대는 ‘특수교육, 사회복지, 상담ㆍ치료, 재활’ 분야에서 최고를 자랑하는 특성화 사이버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이근용 부총장

◆ 대구대와 대구사이버대 특징과 협력방안은?

대구대와 대구사이버대학교는 두 대학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엄청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대학 모두 특성화된 각자의 영역에서 특수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 교육 장점을 살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 없는 교육을 위한 캠퍼스 운영은 물론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통합된 환경에서 학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현재 대구대는 교육공학지원 및 장애인의 귄리를 위한 합리적인 학사제도 운영(예: 시험시간 연장, 난독증을 위한 구두시험 시행 등)을 제공해 이를 바탕으로 장애대학생을 위한 지원실태평가 5회 연속 최우수대학선정(국립특수교육원 선정)됐다.

대구사이버대도 이번 평가에서 처음으로 정식 평가대상에 포함됐고 대구사이버대가 최초이자 사이버대학 중 유일하게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됐다.

대구대와 함께 재단 내 두 대학이 모두 최우수 대학에 선정된 것은 우리나라 특수교육·재활과학·사회복지 분야의 발전을 이끌어 온 영광학원으로서도 매우 의미 깊은 수상이다.

두 대학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을 위한 차별 없는 교육서비스 제공과 복지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신입생에게 환영 인사를 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

◆ 특수교육 체험담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

고등학교 때까지 장애인들과 대구 대명동 캠퍼스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했다.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이 저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는데 수화로 대화하는 사람, 앞을 못보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 친구들이 장애인들과 사는 저를 두고 수군대고 있었다. 당시에는 어린 마음에 너무 부끄러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남들도 나와 같이 다들 장애인들과 함께 사는 줄 알았다. 장애인들과 같이 살지 않는게 오히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어릴 적 경험이 장애인들을 차별하지 않고 바라보며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에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신입생에게 환영 인사를 하고 있는 이근용 부총장

◆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 특수교육 체계적 발전을 위한 제도적ㆍ교육적 제안이 있다면?

우리나라도 특수교육에 엄청난 발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정확한 진단 평가를 하고 더 체계적이고 더 실제적인 개별화교육 프로그램이 개별화지원팀에 의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를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시행하고 그 교육적인 결과를 두고 진보여부를 따져야 할 것이다.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는 특수교육 대상자의 욕구에 따라 관련 서비스의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고 특히 관련 서비스 분야의 전문직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

특히, 최근 장애학생 취업과 관련된 전문인력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통합학급을 대상으로 통합학급 교사의 배치와 효율적인 전환교육을 위한 전환교육교사의 배치도 고려해야 장애학생의 졸업 후 미래를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장애학생의 교육적 지원을 위해서는 많은 인력 및 시간과 재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일은 장애학생의 교육적 행복을 위해 꼭 실천해야 해야만 할 것이고 나름 최선을 다하겠다.

smile567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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