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학 스트레스로 자살 결심…경찰 설득 집으로 돌려 보내
서울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는 학업을 이유로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하려던 여고생 A(18) 양을 구조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 양은 지난 2일 오전9시 ‘나쁜 마음’을 먹고 마포대교 난간에 서있다가 야근을 마치고 집에 가려던 용강지구대 장재근 순찰팀장의 눈에 띄었다.
자전거를 타고 귀가 중이던 장 팀장은 급히 브레이크를 당겼고, 교복 차림에 가방을 메곤 한강을 바라보며 눈물만 흘리던 A 양에게 다가갔다.
이어 경찰 신분을 밝히고 자초지종을 묻자, A 양은 성적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나쁜 마음을 먹고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왔다고 털어놨다. 이에 장 팀장은 “나도 경찰공무원 임용시험과 진급 시험 등을 치러봤지만, 성적이 오르지 않아 속상할 때가 많았다”며 A 양을 달래 돌려보냈다.
한편 용강지구대는 전날 마포대교 위 같은 자리에 서있던 또 다른 남학생 B(17) 군을 구조해 귀가시키기도 했다.
1일 오후 8시 “마포대교 난간에 기대 우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에 출동, 경기지역 한 고교에 다니는 B 군을 발견했다. B 군은 운동이 좋아 체육학과에 진학하고자 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마포대교서 투신하고자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장 팀장은 이같은 사건과 관련, “새학기 직후인 3∼4월 어린 학생들이 마포대교를 찾는 사례가 자주 있다”라며 “고3 학생들은 ‘지금 성적이 수능 성적’이라는 무신경한 말에 큰 상처를 받거나 근심에 빠져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