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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남주의 유통이야기] 대형마트가 도우미로 변신하는 까닭은?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대형마트가 요즘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탈ㆍ불법 행위 적발과 갑질 논란으로 이미지가 말이 아닌데다 설상가상 매출마저 날개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 잘되는 게 없습니다. 경영진 입장에선 정말 죽을 맛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요즘 대형마트 매출이 신통치 않습니다.

대형마트의 맏형으로 통하는 이마트만 올해 1분기동안 간신히 0.8% 성장했을 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3%, 0.9%씩 매출이 줄었습니다. 매출만 그런게 아니라 영업이익도 신통치 않다고 합니다. 특히 이들 3사는 지난해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이 3년연속 마이너스거나 제자리를 맴도는 등 경영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경영실적만 나쁜 게 아닙니다. 대형마트를 바라보는 소비자 시선도 차갑습니다. ‘상품대금 후려치기’, ‘부당 반품’, ‘납품업체 종업원 파견’, ‘판매장려금’ 등 대형마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갑질 논란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입니다. 전국에서 벌어진 재래시장 상인과의 잦은 마찰도 대형마트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줬습니다.

이 뿐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돌아가야할 경품을 임직원이 빼돌린 경품사기 사건과 소비자 정보를 몰래 보험사에 팔아 넘긴 행태 등은 대형마트 도덕성에 결정타가 됐지요. 소비자 불신을 자초한 셈이지요. 이 때문에 대형마트는 툭하면 매스컴에 ‘공공의 적’으로 묘사되고, 불공정거래 조사도 수시로 받는 등 동네북으로 전락했습니다.

사실 대형마트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예전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서 지난해 대형마트의 불공정행위는 예전의 4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불만족스럽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여전한듯합니다.

이 때문일까요. 대형마트 빅3가 마치 경쟁하듯 도우미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래시장 상인이나 중소기업, 실업청년 등을 도와주는 착한 대형마트가 되겠다는 선언이지요. 실제로 재래시장 상품을 스타상품으로 만드는 멘토로 변신한 대형마트가 있는가 하면 중소기업 상품 수출과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도우미를 자처하고 나선 곳도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경우엔 제휴사인 중국의 화룽그룹소속 뱅가드를 통해 올 한해동안 중소기업 55개사의 250여개 상품을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특정 상품엔 매출의 1~2%를 소아암 어린이와 여성 유방암 환자에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준비했습니다.

이마트 도우미 프로그램은 더 기발합니다. 전통시장의 우수 상품을 발굴해 전국구 스타상품으로 키우고 해외 수출도 적극 지원한다는 프로그램을 내놨습니다. 잘하면 재래시장에서 팔던 상품이 글로벌 스타상품으로 성장해 지구촌을 누비는 시대가 올지도 모름니다.

롯데마트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청년 창업 도우미입니다. 최근 중소기업청 산하 창업진흥원과 손잡고 창업가 모집에서 판로까지 창업 전과정을 도와주는 맞춤형 ‘청년 창업 크리에이티브 드림’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입니다. 우선 이번엔 1차로 20개 정도 청년 창업자를 선정해 지원한 뒤 범위를 확대한다고 합니다.

대형마트는 ‘갑질’이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고 소비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새기고 싶어합니다. 대형마트의 이같은 색다른 선행 프로그램도 소비자의 친구가 되기 위한 스킨십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형마트 빅3의 3색 행보가 일회성 깜짝쇼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도우미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습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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