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하나인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은 엄격한 회원제로 유명하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유력 정치인, 억만장자, 유명 스포츠 스타라도 아무나 가입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클럽하우스. [사진=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 홈페이지] |
회원가입은 오로지 추천에 의해서만 가능한데, 대략 300명 정도가 회원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이라고까지 평가받는 이 골프클럽의 선택받은 회원들은 과연 어떤 이들일까.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오거스타 전체 회원들 가운데 111명을 분류해 소개했다.
111명의 회원들이 속한 여러 집단들 가운데 가장 많은 집단은 CEO그룹으로, 총 29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다. 그의 절친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이름도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사진=게티이미지] |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대공룡’ IBM은 전직 CEO들이 두 사람이나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었는데, 바로 IBM을 위기에서 구해낸 루이스 거스너 전 회장과 샘 팔미사노 회장이다. 야후의 전 CEO였던 제리 양 역시 회원이며 통신회사인 AT&T의 전 CEO 데이비드 도먼도 회원 명단에 올라 있었다.
CEO 회원들과 겹치는 부분이 일부 있으나 금융권 인사들은 모두 28명이다. 버핏 회장을 비롯, 뱅크오브아메리카 이사회 의장인 윌리엄 존슨과 윌리엄 해리슨 JP모간체이스 전 CEO,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탠리 드러켄밀러 등이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회장. [사진=게티이미지] |
스포츠업계 인사는 14명으로, 윌리엄 페인 오거스타 클럽 회장을 포함해 로저 구델 미국프로풋볼(NFL) 커미셔너, 전설적인 미식축구 스타 린 스완, 테렌스 맥궈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CEO 등이 있었다.
111명 가운데 여성은 단 3명이었는데,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여성사업가 달라 무어,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등이다.
원래 오거스타는 남성전용 골프장이란 원칙을 고수해 성차별이란 비판을 받았다. 결국 2012년 라이스 전 장관과 무어가 처음으로 여성회원이 되면서 80년 만에 ‘성역’이 깨졌다. 오거스타는 관례에 따라 후원기업 CEO에게 자동적으로 입회자격을 부여했다. 그러나 2011년 3대 후원사인 IBM의 수장으로 로메티가 임명되자, 그를 회원으로 받지 않다가 지난해야 비로소 그에게 세 번째 여성회원 자격을 부여했다.
오거스타는 공식적으로 회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지난 2002년 유출된 회원자료와 각종 인터뷰, 내부 관계자, 여러 보도기록 등을 통해 이번 111명의 명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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