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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유가족 연행 소식에 시민들 충격...“이게 유가족에게 할 짓인가”
[헤럴드경제=서지혜ㆍ장필수 기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행사를 진행하던 세월호 유가족에게 경찰이 캡사이신(최루액)을 발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특히 밤사이 유가족 3명을 경찰이 연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세월호 일부 유가족은 12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를 방문해 “연행자를 석방하고 진실을 인양하라”고 요구했다.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세월호 가족협의회와 세월호 참사국민대책회의 및 시민 8000여 명(경찰추산 2500여 명)이 참여한 ‘기억하라 행동하라 행사 및 정부 시행령 폐기 총력행동’ 문화제에 참여한 관계자와 유가족 등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 날 행사 참가자들은 ‘세월호 선체를 인양해 실종자 9명을 완전 수습하고 진상규명을 하라’며 ‘시행령을 폐기할 것’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청와대로 향하는 행진이 사전 신고되지 않은 불법집회라고 보고 해산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해산 명령에 불응한 시민과 경찰간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은 9시53분께부터 캡사이신을 발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20여 명을 폭행 혐의로 검거했고, 이 중에는 유가족이 3명 포함됐다. 경찰서로 이송된 세월호 유가족 3명은 신분 확인 뒤 밤사이 석방됐으나 일부 유가족들은 12일 오전 동대문 경찰서를 다시 찾아 관계자들을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사회도 들끓고 있다. 12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직장인 안희은(26) 씨는 “지인의 동생이 세월호 희생자라서 남일 같지 않다”며 “피해가족들이 이렇게 나서야 하는 상황이 마음이 아프고, 진작에 빨리 조치를 취했으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아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을 하는 김창수(41) 씨도 “유가족을 왜 막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대통령은 16일에 남미를 간다고 하고, 경찰은 최루액을 뿌렸다는데 이게 유가족에게 할 짓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단원고 2학년 7반 오영석 군의 아버지 오병환 씨는 “유가족이 요구한 것은 세월호 인양과 시행령 폐기 뿐인데 박근혜 정부는 우리 유가족을 거리에서 다시 한 번 비참하게 잡았다”며 “우리는 이 정부의 끝을 봤으니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양고은 희망청년연대 대표는 “어느 시대인데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는지, 야만스러웠던 진압 과정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300명 넘는 사람들이 왜 죽었는지, 정부와 경찰은 어떤 대응을 했는지 알고 싶은 것”이라며 “정부가 탄압할수록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분노는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날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들은 동대문경찰서 서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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