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7시간 반,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사망확인까지…
[헤럴드경제]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원외교비리 의혹에 연루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에서 영장실질심사 당일인 9일 아침에 잠적해 실종신고가 접수된 지 7시간 반 만에 숨진채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1400명의 병력을 투입하고 헬리콥터까지 동원했으나 소용없었다. 휴대전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기지국 추적을 시도했으나 무용지물이었다. 하지만 수색견 ‘나로’가 결국 등산로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성 전 회장을 발견했다.

▶외출 뒤 2시간… 유서 발견, 대규모 수색인력 동원=성 전 회장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경찰에 최초 접수된 시각은 이날 오전 8시6분이었다.

오전 7시30분께 성 전 회장의 운전기사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그의 자택에 도착했으나 성 전 회장이 나오지 않자 집안으로 들어갔다가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문안 차 자택을 찾은 성 전 회장 아들도 6분 뒤 다시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오전 8시40분께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종로구 평창동과 북한산 형제봉 능선에서 잡힌 사실을 단서로 삼아 평창동과 부암동, 형제봉, 비봉 일대에 대한 전방위 수색에 나섰다.

성 전 회장은 평소 북한산에 자주 등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경찰이 투입한 인원과 장비는 관할 종로경찰서 직원 전원을 비롯, 방범순찰대와 기동대, 타격대, 경찰특공대 등 1400여명의 인력과 헬리콥터 2대, 경찰견 5마리에 이르렀다. 인근에 주둔한 군부대 병력까지 동원됐다.

▶오전 5시 택시타고 북한산으로…=성 전 회장은 오전 5시 11분 검은색 패딩 점퍼와 바지 차림으로 자택 인근의 한 호텔 앞에서 택시를 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를 통해 포착됐다.

택시 탑승 후 22분이 지난 오전 5시 33분에는 형제봉 입구 북악매표소를 걸어 지나는 성 전 회장의 모습이 마을버스 CCTV 영상에서 확인됐다. 이 영상은 성 전 회장이 발견되기 직전인 오후 3시 20분에야 그의 비서관을 통해 입수된 것이다.

CCTV 영상이 입수되기 전까지 경찰이 평창동 일대 수색에 주로 의존한 단서는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였다.

위치추적 결과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는 오전 9시 15분 평창파출소에서 서울예고 방향으로, 오전 9시43분 북악터널에서 형제봉 능선 방향으로 바뀌는 등 평창동 일대에서 계속 포착됐다.

오전 11시 3분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평창동 금강아파트에서 정토사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감지됐으나 그의 행방은 계속 오리무중이었다.

▶기지국 추적, 제보 확인… 애 태운 경찰=시간은 계속 흘렀으나 정작 휴대전화 기지국 신호가 잡히는 지점 일대 CCTV에서는 성 전 회장의 모습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의 애를 태웠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헬기까지 띄워 수색을 계속했고, 기지국 신호가 잡혔던 정토사 인근과 빌라촌을 중심으로 평창동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그가 가지고 나간 휴대전화는 두 대였는데 한대는 기지국이 고정됐으나 다른 한대는 평창동 안에서 오락가락했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가 다른 사람에게 있다’, ‘휴대전화를 버리고 도주했다’, ‘평창동 지인 집에 숨었다’ 등 각종 설이 나돌았다.

수색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야산 골프장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 같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걸 봤다”는 등 여러 제보가 들어왔지만 허사였다.

결국 그는 최초 신고 접수 이후 7시간26분 만인 이날 오후 3시 32분 나무에 목을맨 주검으로 발견됐다. 형제봉 입구 북악매표소에서 등산로를 따라 200m가량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산속으로 30m를 더 들어간 곳에서였다.

▶수사견 ‘나로’ 시신 찾아내…=각종 수사기법을 활용한 대대적인 수색이 전개됐음에도 정작 형제봉 등산로 인근에서 넥타이로 목을 맨 성 전 회장의 시신을 찾은 것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의 증거채취견 ‘나로’였다.

경찰은 유족으로부터 성 전 회장이 쓰던 베개와 전날 입은 옷가지를 받아 경찰견들에게 냄새를 맡게 한 뒤 그가 평소 자주 다녔다는 형제봉 등산로를 집중 수색했다. 정규 등산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지점을 전문적으로 훈련된 채취견이 찾아낸 것이다.

발견됐을 당시 성 전 회장의 모습은 위아래 모두 검은 옷차림으로, 집을 나설 당시 그대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위치를 추적한 휴대전화 한 대는 시신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나머지 한 대는 윗옷 주머니에 있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