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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신에 왜 칼을? 토막살인의 심리학
아내살해 중국동포 김하일 검거…증거인멸 위한 ‘방어적 토막살인’
국내사건 90%이상이 해당 유형…분노·원한 인한 ‘공격적 토막’도


아내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김하일(47ㆍ중국 국적)씨가 검거된 가운데 김씨가 잔혹한 토막살인에까지 이르게 된 심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 1일 오전 아내 한모(42ㆍ중국동포) 씨와 금전적 문제로 다투다 한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내 시화방조제 일대에 버렸다고 자백했다. 한씨 시신은 지난 5~7일 몸통, 머리, 양손과 양발이 따로 발견됐다.

전문가들은 김씨의 범행이 살해 후 시신 유기, 증거인멸을 위한 ‘방어적 토막살인’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신의 신원의 밝혀지면 범인이 붙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운반과 은닉을 쉽게 하기 위해 시신을 토막내는 것이 방어적 토막”이라면서 “국내 토막살인 사건의 90%이상이 이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공격적 토막살인’도 있다. 피해자에 대한 분노나 원한이 극에 달해 토막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다.

지난 2000년 명문대생 이은석이 20년간 이어진 학대를 참다 못해 부모를 토막살해한 경우가 이 유형에 가깝다.

오 교수는 “이번 김하일이나 수원 토막살인 박춘봉 등 방어적 토막과 달리 이은석 사건의 경우는 부모를 살해하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시체를 토막까지 낸 것”이라면서 “이는 범인의 공격적 성향이 더 강하게 드러나는 토막살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윤호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간살인이나 강도살인의 경우 강간, 강도가 목적이기 때문에 살인은 일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밞고 갈 단계에 불과하지만 이은석의 경우는 자신의 분노 표출 자체가 목적인 ‘표출적 범죄’”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가학적 토막살인’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사이코패스들의 토막살인이다. 범인들이 시신을 토막내는 행위 자체를 통해 어떤 쾌락을 느끼는 것이다.

지난 2013년 용인 모텔 토막살인 사건과 2012년 오원춘, 2004년 유영철 사건의 경우가 이에 가깝다.

특히 용인 모텔 토막살인의 경우 범인이 피해자와 아무런 인연이 없었고, 시체를 해부한 내용을 SNS에 올리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하지도 않았다.

이 교수는 “범행은 모방하고 학습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잔인한 영화나 영상, 게임 등이 범람하면 범죄의 잔인성에 대해 점점 둔감해 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올바른 가정과 환경에서 자라면 사람이 토막 살인을 할만큼 잔인해지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배두헌ㆍ장필수 기자/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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