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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캣츠’ 클래식 버전 마지막이 될 수도…꼭 보러세요”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지난해 6년만에 내한해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팀이 오는 10일부터 앙코르 공연을 갖는다. 세종문화회관에서 4주간 공연하고, 6주간 지방 공연장을 찾는다.

‘캣츠’의 대표적인 고양이 그리자벨라(에린 코넬)와 럼 텀 터커(얼 그레고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이번 재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3일 세종문화회관 지하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두사람은 “한국 관객들이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지난해 내한공연 후 싱가포르와 마카오를 거쳐 다시 돌아왔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기립 박수 등 세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뜨거운 반응을 한국에서 얻었어요. 다른 나라 관객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예요”(에린)

“그리자벨라가 ‘메모리’를 부를 때 객석에 있던 어린 아이도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집중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얼)

얼은 지난해 공연에서 영어 대사 중간중간 “일곱마리”, “재미있어서” 등 한국말로 대사를 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도 새로운 한국어 대사를 선보이기 위해 고심 중이라고 털어놨다.

“제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끊임없이 노래하고 동작을 해야 해서 객석을 볼 여유가 없어요. 하지만 동료 배우들에 따르면 관객이 정말 열광한다(crazy)고 하더군요”(얼)

[사진제공=설앤컴퍼니]

‘캣츠’는 1년에 한번 열리는 젤리클 부족 고양이들의 축제를 배경으로 한다. 고양이로 분장한 배우들이 차례로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자벨라는 한때 아름다웠지만 이제 늙고 병든 암고양이, 럼 텀 터거는 유쾌하고 섹시한 수고양이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들이다.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캣츠’는 34년째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전세계 30개국에서 공연해 7300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캣츠’의 장수 비결은 화려한 색감의 조명, 아름다운 음악, 다이나믹한 춤, 그리자벨라의 여정을 함께 하며 느끼는 감동 등을 꼽을 수 있겠죠.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는 것도 다른 공연에서 겪을 수 없는 경험이예요”(에린)

“관객들은 럼 텀 터커 고양이의 밝은 에너지, 빅토리아 고양이의 순수함 등 각기 다른 캐릭터에 공감을 합니다. 연출가가 배우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도 각 캐릭터가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잘 드러내라는 것이예요”(얼)

무엇보다 그리자벨라가 회한에 젖어 부르는 ‘메모리’를 듣고 눈물짓는 관객들이 많다. 이 곡은 셀린 디옹 등 유명 가수들이 불러 널리 알려진 곡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설앤컴퍼니]

“‘캣츠’ 오디션 볼 때는 제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였어요. 원래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인데 오디션 때는 제 안에 어두운 면을 끌어냈죠. 처음에는 다른 배우들이 즐거운 장면을 연습할 때 혼자 떨어져서 연습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원래의 밝은 모습을 유지하다가 무대 위에서 스위치를 켜듯 감정을 전환하는 것이 가능해졌어요. 수많은 연습 덕이죠”(에린)

‘캣츠’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은 공연 전 분장사의 도움없이 직접 고양이 분장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분장할 때 동료 배우들을 보면 한단계 한단계 화장이 진해질 때마다 점점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짓기도 해요. 분장은 의식과도 같은 느낌이 들어요”(에린)

“보통 분장에 30분가량 걸리지만 바쁠 때는 10~15분 내에도 마쳐야 해요. 남자 배우들은 가발때문에 얼굴에 아교를 붙여야 해서 면도를 신경써서 해야하죠”(얼)

인터미션 때 객석 여기저기서 출몰하는 고양이들도 ‘캣츠’만의 볼거리다.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다가가 장난을 걸면 어린 아이나 여성 관객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고양이들이 지나다니는 통로에 있는 좌석에는 ‘젤리클석’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한국에만 있는 좌석으로 티켓 오픈시 가장 먼저 매진을 기록한다.

이들은 적극적인 관객뿐만아니라 음향이나 조명, 배우 등 한국 뮤지컬 수준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 공연 기간 중 뮤지컬 ‘위키드’, ‘고스트’, ‘프리실라’ 등을 관람했다.

“한국 배우들의 고음은 정말 파워풀해요. 일본에서 ‘위키드’ 엘파바역을 맡은 적이 있는데 한국 ‘위키드’는 음향, 조명 등 여러면에서 정말 제대로였어요. 엘파바역의 김선영 배우는 정말 놀라웠죠”(에린)

“‘고스트’를 보면서 한국말을 한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눈물이 났어요. 백스테이지에서 느낀 한국 배우들의 따뜻함과 겸손함도 인상적이었어요”

이제는 두사람이 한국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차례다. 지난해 공연에 비해 큰 변화는 없지만 고양이들의 동선 등이 약간 바뀔 예정이다. 지난해말 런던 공연에서는 럼 텀 터거가 랩을 하는 등 뮤지컬의 고전 ‘캣츠’의 진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클래식 버전으로 선보이는 마지막 공연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관객 여러분들이 꼭 봐주시길 바랍니다”(얼)

“최고의 관객들 앞에 다시 서게 돼 영광입니다. 한국에서 투어 공연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뻐요”(에린)

ssj@hera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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