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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페이퍼컴퍼니…동국제강 비자금 의혹 증폭
[헤럴드경제=최상현ㆍ강승연 기자]동국제강이 장세주(61) 회장의 100억원대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최근 파나마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한 곳을 청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이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기 전 비자금 관리 창구를 아예 폐쇄해버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라진 페이퍼컴퍼니=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 2009년 파나마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법인인 ‘IMAN Marine S.A.’를 최근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법인은 선박 관리 목적의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파나마 당국에 자본금 2달러로 신고한 페이퍼컴퍼니다. 
파나마 금융당국신고서에 따르면 국내 A 증권사 출신의 선박펀드 전문투자자 이 모 씨가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이 씨와 같은 전문투자자들이 회계와 비서를 맡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자신이 이사로 있는 선박투자회사로부터 투자ㆍ대출 명목으로 이 법인에 자금을 대주는 방식으로 장 회장 일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11월 공시한 분기보고서까지만 해도 이 법인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 3월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선 이 법인을 청산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불과 4개월도 안 돼 법인을 정리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대대적인 사정 수사가 시작되면서 동국제강이 비자금 창구를 폐쇄시켜 자금을 다른 곳으로 옮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SPC 역할 규명 수사 초점=동국제강은 올해 초까지 조세회피지역인 마셜군도와 파나마 지역에서 모두 총 8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운용했었다. 최근 청산된 페이퍼컴퍼니는 지난 2009년에 만들어진 법인이었다.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이 지역에 순차적으로 자본금 1달러에서 1000달러 규모의 법인을 세웠다. 현재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동국제강도 해외법인이나 핵심계열사들이 비자금 조성 루트로 동원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대부분 대금을 부풀리거나 수익을 과소계상하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ㆍ관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페이퍼컴퍼니와 해외 법인의 대표 역시 장 회장의 측근인 일본 지사장과 핵심 계열사의 상무 등 총수 일가와 밀접한 인사들이 맡고 있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과 달리 동국제강의 비자금 조성 경로에는 SPC라는 차별화된 형태와 전문투자자들의 이름이 등장한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이런 장치들을 통해 다른 기업들에 비해 비자금을 더욱 치밀하게 관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PC는 해운업계에서 세금과 규제가 적은 마셜군도나 파나마 지역에 선박을 등록해 운영할 때 주로 세우는 법인 형태로 주로 대형 해운회사의 선박금융과 관련돼 있다. 그러나 SPC는 탈세나 비자금 보관처로 이용되는 경우도 많다.

검찰은 동국제강이 해운 관련 계열사를 통해 취득조건부나용선(BBCHP) 등의 계약을 맺고 자금을 조달해주거나 투자하는 형식으로 자금을 빼돌렸을 가능성과 이 과정에서 SPC의 역할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sr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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