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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밀라노 선언 10년, 그후 ③) 삼성은 디자인이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삼성은 디자인의 나라다. 제품의 기획에서부터 개발, 마케팅까지 디자인이 고려되지 않는 절차는 단 한 순간도 없다. 물론 이때 디자인은 단순히 제품의 외관만을 뜻하지 않는다. 삼성의 디자인에는 사용자가 제품을 통해서 얻게 될 경험과 감동, 적절한 서비스의 형태 등 삼성이 추구하는 목표와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건희 회장의 1996년 ‘디자인 혁명의 해 선언’과 2005년 ‘밀라노 선언’ 이후 <외관 디자인→감성 디자인→가치 디자인>이라는 진화의 단계를 밟아오며 정립한 고유의 ‘통합 디자인 체제’ 덕분이다. 그래서 삼성은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스마트폰부터 반도체까지 ‘모든 것’을 디자인하고, 그를 통해 미래를 그린다.

2002년 SGH-T100(일명 이건희폰)

▶삼성 디자인의 핵심철학 ‘서비스경험디자인’=6일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서비스경험디자인 프리미엄 코스’를 통해 사내의 통합디자인 체제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가 도입한 이 프로그램은 상품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함께 참여하는 총 7주간의 집중교육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76명의 수료자를 길러냈다. 핵심은 간단하다. 제품 본연의 기능을 넘어 사용자가 통합적인 부가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에 ‘디자인 솔루션’을 공유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카메라를 개발한다면, 고객이 카메라를 구매한 이후 그것으로 직접 사진을 촬영하고 또 활용하는 단계에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개발단계서부터 디자인 요소를 고려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통합과정 덕분에 ‘포토자키(DJ처럼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사진, 배경화면 등을 자동 추천)’라는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했다”며 “미래 변화를 선도할 디자인 인재 양성을 위해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걱극적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4년 SGH-E700(내장 안테나, 인테나폰)

▶냉장고ㆍ스마트폰부터 반도체, 소프트웨어까지=이런 통합 디자인 체제를 통해 삼성은 스마트폰과 냉장고 같은 소비재에서부터 잘 눈에 띄지 않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로까지 디자인의 경계를 허물고, 일관된 가치를 심어내고 있다.

2005년 휴대폰에 블랙 열풍을 몰고온 블루블랙폰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출시된 ‘컬러 메모리 카드’다. 삼성은 ‘메모리반도체는 무조건 검은색이어야 한다’는 업계의 고정관념을 깨고 에메랄드 블루(스탠다드), 로맨틱 오렌지(에보), 프로페셔널 실버(프로) 등 3가지 색상으로 제품을 세분화했다. 

2008년 터치스크린폰 햅틱

각각 전문 사진작가가 모델을 촬영하는 듯한 느낌(실버-프로), 연인들이 공원에서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즐기는 장면(오렌지-에보), 백사장을 즐기는 가족의 모습(에메랄드-스탠다드)을 제품의 용도별로 이미지화해 직관적인 사용성과와 감성을 제공한 것이다.

2010년 갤럭시S

이처럼 작은 반도체에도 빈틈없이 구현된 삼성전자의 가치ㆍ 감성 디자인은 ▷앱 아이콘과 관련된 UI(사용자인터페이스)에 일관된 색상을 적용해 직관성을 극대화 한 갤럭시S6의 UX(사용자경험) 디자인 ▷사용자가 화면을 응시하면서도 원하는 메뉴를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버튼을 최소화 한 SUHD TV의 리모콘 디자인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부착하지 않고 제품에 각인된 홈을 통해 냉장고 온도 확인 기능과 심미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셰프컬렉션 냉장고 디자인 등으로 뻗어나갔다.

2015년 갤럭시S6

즉 소비대상과 제품의 형태 등을 넘어서 모든 제품군에서 ‘사용자를 향한 가치와 배려의 전달’이라는 삼성의 철학을 구현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1996년 이후 해외 디자인 어워드 수상 기록만 900여건이 넘는다”며 “사용자에서 출발해 내일을 담아 내는 디자인이라는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매년 감성→정서→가치 등으로 디자인의 개념을 통합ㆍ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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