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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담배 액상 니코틴 온라인 불법거래 성행
성인치사량 수십배 웃도는…수천㎎ 니코틴 손쉽게 구매
관련법 미비로 규제 불가능…일부는 한국어 상담·카톡까지


올초 담뱃값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전자담배 수요가 폭증한 가운데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액상 니코틴의 불법 온라인 거래가 횡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클릭 몇번에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니코틴 성인 치사량 66㎎의 수십배에 해당하는 수천㎎의 니코틴을 해외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구입하는 것이다. 국내법 적용을 통한 규제는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청소년들의 구매를 막을 장치도 없어 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해요인이 될 가능성도 큰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본지기자는 ‘니코틴 직구’만 검색창에 입력하면 연관검색어로 등장하는 ‘000 니코틴 직구’ 사이트를 통해 니코틴을 직접 구매했다. 이 사이트는 한국시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한국어 무료 상담전화를 운영했고 카카오톡 아이디로도 상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국에서 가장 큰 니코틴 구매 업체’라고 홍보하며 국내 애연가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벌였다. 이용약관에는 “이 사이트는 연방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명시했지만 철저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니코틴을 판매하는 회사였다. 

구매에 나서니 전자담배용 각종 향료와 함께 순수 니코틴 액상만 판매하는 항목이 따로 있었다. 99% 니코틴 5㎖에 4.99 달러(5513 원)다. 니코틴 함량은 1㎖ 당 240㎎ 이다. 두 병을 장바구니에 추가했다. 9.98달러(1만1027 원). 주소 입력 창은 영어로 입력해야 하는 일반 직구 사이트와 달리 한글로 쓴 한국 주소만 입력하면 바로 결제 창으로 넘어갔다. 

운송료까지 총 23.58달러(2만6055 원). 체크카드로 결제하니 확인창을 누름과 동시에 결제확인 문자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왔다. 니코틴을 한번에 흡입하면 성인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치사량(66㎎)의 약 40배에 달하는 2400㎎의 니코틴을 클릭 몇 번 만에 간단히 구매한 것이다. 회원가입이나 성인인증도 필요 없었다.

니코틴 판매와 이를 통한 전자담배 액상 제조는 국내법상 엄연한 불법이다. 하지만 이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 등은 이같은 사이트를 유해사이트로 정하고 확인하는 대로 차단하고 있지만, 일부 운영자들은 ‘000.com’으로 연결된 사이트가 차단되면 ‘000.net‘처럼 이름만 같고 도메인을 바꾼 사이트를 개설해 다시 판매하는 등의 수법으로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다량의 니코틴 구매시 관세청은 높은 세율의 세금을 매기지만 업체들은 ‘절세방법’까지 제시하며 국내 흡연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관세청 관계자는 “니코틴은 세금만 내면 통관 제한은 없지만 관세 40%, 부가가치세 10% 등 엄청난 세금이 붙는다”며 “20㎖를 자가소비용으로 구매하는 기준으로 보고 있으며, 필요이상으로 많은 양을 구매하면 조사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는 “니코틴 함량에 관계없이 1% 니코틴 액상이든 100% 니코틴 액상이든 전부 니코틴으로 보고 세금이 똑같이 붙는다”며 “니코틴이 없는 전자담배용 향기 나는 액상을 사고, 거기에 100% 니코틴을 구매해서 섞어 피우면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ㆍ김진원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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