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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럭셔리 톡!②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반한 ‘아제딘 알라이아’
■시리즈를 시작하며=‘럭셔리’는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흔히 비싸고 사치스러운 것을 럭셔리라고 통칭하지만, 원래 가진 뜻 중에는 ‘자주 누릴 수 없는 기쁨과 혜택’ 이란 의미도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에선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안겨야 럭셔리로 불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헤럴드경제 슈퍼리치섹션에서 다루는 ‘럭셔리 톡!’ 시리즈는 이 시대 최고의 브랜드, 그리고 그 브랜드를 이끌거나 사랑하는 부호들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가격이 가장 비싼 최고급 브랜드도, 최고가는 아니어도 ‘호사로운 만족’을 안겨주는 브랜드도 함께 이야기합니다. 설혹 꿈꿔보기도 어려운 값비싼 브랜드가 나오더라도 외면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공담을 배워가는 것은 값을 지불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튀니지 출신 프랑스 디자이너 아제딘 알라이아(Azzedine Alaïa)가 ‘10꼬르소 꼬모’ 의 창립자이자 패션계 대모 카를라 소차니(Carla Sozzani) 대표와 함께 최근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10꼬르소꼬모 기념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것입니다.

아제딘 알라이아(왼쪽)와 카를라 소차니는 10꼬르소꼬모의 주력 브랜드 디자이너와 창업자이기도 하지만, 둘은 패션이란 공통분모를 가진 가장 친한 친구기도 하다.

여성의 몸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디자이너로 꼽히는 그가 국내에 알려진 것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의 역할이 컸습니다. 이 사장이 지난 2010년 6월 ‘호암상 시상식’에서 화이트 알라이아 드레스를 입으면서 화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그 때만 해도 국내에 생소했던 이 브랜드는 ‘이서현 드레스’라는 검색어와 함께 이름을 확고히 새겼습니다.

특히 당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두 딸의 손을 잡고 공식석상에 나타나면서 ‘삼성가 딸들의 역할’에 세간이 관심이 모아진 터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에게 이목이 집중되던 때였습니다. 이에 이서현 사장은 본인이 좋아하고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브랜드를 입고 여러 자리에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아제딘 알라이아는 이 사장의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이건희 회장 칠순 기념 만찬 때도 이 사장은 아제딘 알라이아의 부츠를 신었고, 이듬해 신년 하례식 슈즈도 알라이아의 것이었습니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입은 아제딘 알라이아의 화이트 드레스.

‘재단의 귀재’, ‘밀착의 귀재’로 불리는 아제딘 알라이아는 여성 신체의 곡선을 극대화하는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자신이 “아름다움의 기본은 몸(The base of all beauty is the body)”이라 말했을 정도니까요. 국내에 알려진 것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는 돌체 앤 가바나의 디자이너 도미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의 롤모델로 꼽히기도 합니다.

튀니지 출신 알라이아는 1939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의 친구인 프랑스인이 가져온 ‘보그’를 보고 자연스레 패션에 대한 열정일 키웠습니다. 에꼴 드 보자르에서 조각을 공부한 뒤, 여자 형제들에게 옷 만드는 법을 배워 드레스를 만들어주곤 했습니다. 18살 디자이너의 꿈을 키우며 파리를 찾아, 크리스찬 디올과 기 라로쉬 등에서 일을 배웠습니다. 첫 컬렉션을 발표한 것은 1982년입니다.

아제딘 알라이아의 드레스를 입은 미셸 오바마, 슈퍼모델 이리나 샤크.

그는 대량생산이 아닌 ‘오트 쿠튀르’ 방식으로 디자인 철학을 지켜나갔고 데뷔 3년만에 ‘프랑스 올해의 디자이너상’을 받았습니다. ‘타임’지는 그를 ‘파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라 호명하고 ‘헤럴드 트리뷴’은 아제딘 알라이아 런칭 10년만에 한 세대 드레스를 정의하고 패션혁명이 됐다고 호평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패션의 중심이 파리에서 밀라노로 옮겨가고, 경기가 쇠퇴하면서 알라이아의 브랜드 이름도 점차 명성을 잃어갔습니다. 기회를 다시 얻은 것은 2000년 프라다 그룹이 아제딘 알라이아에 투자를 발표하면서입니다. 이어 2007년에는 세계적 명품 그룹인 리치몬드의 투자를 받게 됩니다. 까르띠에와 ‘반 클리프&아펠’ 등이 소속된 리치몬드 그룹은 LVMH, 케어링과 함께 세계 3대 명품 그룹으로 꼽힙니다.

알라이아는 본인이 흡족할만한 퀄러티와 독창적 디자인이 나오지 않으면 컬렉션을 발표하지 않기로 유명합니다. 때문에 수많은 투자자들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자신과 협업을 이룰 수 없는 곳이면 손을 잡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또 이 같은 특징 때문에 그의 옷은 특별한 가치를 지닙니다. 미셸 오바마 미국 퍼스트레이디를 비롯한 수많은 유명인사들이 그의 드레스를 입는 까닭입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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