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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객기 고의추락 과거에도 5차례
프랑스 남부 알프스산에 추락한 독일 저먼윙스 4U 9525기의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28)가 혼자 조종석에 앉아 비행기를 고의로 추락시켰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독일 경찰이 그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종실 보안문제와 비행규정, 조종사 정신건강문제 등에 대한 종합점검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보안ㆍ안전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경찰은 저먼윙스 여객기의 알프스산 추락을 설명해줄 수 있는 증거들을 찾기위해 부기장 루비츠의 자택을 수색했다고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부기장의 고의적 사고, 조종 적합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저먼윙스의 모회사인 루프트한자의 카르스텐 슈포어 최고경영자(CEO)는 2008년 루비츠가 부조종사 자격을 얻고 나서 훈련 도중 수개월 간 쉰 적은 있지만 “제한사항 없이 100% 조종이 가능한 상태였다”고 항변했다.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자이퉁(FAZ)에 따르면 루비츠는 조종 훈련을 받던 당시 우울증을 앓아 쉬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비츠의 과거 학교 여자 동료는 자신의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말했고 이 어머니는 “과중한 피로 때문에 루비츠가 우울증에 빠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항공 MH370기 실종사고 당시에도 조종사의 자질 및 심리상태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해 잡지 ‘항공우주환경의학’에 게재된 한 연구를 인용, 항공기 사고에 있어서의 조종사 과실에 주목했다. 지난 20년 간 ‘항공기 자살’로 불리는 사고 자료들을 확인한 결과, 1993~2012년 7244건의 사고 중 24건이 조종사에 과실에 의한 것으로 여겨졌다. 비율로는 1% 미만이지만 조종사의 정신건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고 타임은 전했다.

NBC에 따르면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40세 이상 기장들은 6개월마다, 40세 미만 기장들은 1년마다 건강상태를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엔 정신과적 문제는 해당사항이 아니다.

기장이 잠시 조종석을 비웠다가 다시 조종석에 진입하지 못한 사이에 부기장의 단독행동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해 조종석 보안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각국 항공사들은 조종실 규정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항공사들은 지난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실을 떠나면 다른 승무원이 대신 조종실에 들어가도록 해 항상 2명이 조종석을 지키는 2인규정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저먼윙스를 비롯, 상당수 항공사들이 이같은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홀거 캐스퍼스키 독일 연방민간항공국(FOCA) 대변인은 NBC방송에 “항상 조종실에 최소 2명이 머무르도록 요구하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영국 민간항공국(CAA)은 이같은 규정을 권고해왔고, 영국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이 27일부터 조종실에 2명의 승무원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캐나다 국적항공사인 에어캐나다, 영국 전세항공사인 모나크항공,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 노르웨이 저가항공사인 노르웨이에어셔틀, 독일 저가항공사인 에어베를린도 규정도입 의사를 밝혔다.

독일 항공업협회(BDL)도 조종실 2인 규정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종실 문 보안체계도 문제시됐다. 9ㆍ11테러 이후 조종실 문은 조종실 내에서 승인해야 열리고, 방탄기능도 한층 강화돼 총격이나 수류탄 공격에도 견딜 수 있다. 슈포어 CEO는 “9ㆍ11 이후 조종실 출입절차를 변경했고 조종사의 승인 없이는 조종실에 진입할 수 없다”며 “소형 화기에 대한 방탄기능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조종사들이 의식을 잃는 등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비상코드를 이용해 조종실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 그러나 조종실안에 있는 자가 비상코드를 이용한 진입시도를 막는다면 외부인은 조종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번 사고도 테러방지를 위한 조종실 진입 차단장치가 오히려 기장의 조종실 진입을 막아 대형사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수 없다.

한지숙ㆍ문영규 기자/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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