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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빌게이츠·손정의 그들을 탄생시킨 '결정적 순간'
① 빌게이츠·폴 앨런과 한 장의 사진
잡지에 실린 초기 PC 발견
“컴퓨터 세상 바꾼다” 확신 올인

② 손정의와 인텔 컴퓨터 칩 사진
“17살때 인텔 i8080칩 보고 감명
“컴퓨터 사업결심 50년 계획 수립

③ 권혁빈과 텐센트의 만남
“中서 동시접속 500만명 인민게임 등극
“창업 12년만에 억만장자 반열 우뚝



[슈퍼리치섹션] 브라질 작가 파울로 코엘료는 삶의 의미를 찾아나서며 겪는 신비한 이야기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그러나 그의 책과 달리 코엘료의 청소년기는 불우했다. 그는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하고 무정부주의 운동으로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가 연금술사와 같은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38살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독일의 나치 강제수용소를 경험한 한 남자를 만나면서부터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삶에 대한 긍정적 마음가짐이 주는 신비로움을 깨달은 코엘료는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스페인으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그리고 이듬해 ‘순례자’를, 그 다음해 ‘연금술사’를 출간했고 전세계에서 1억부 이상 판매됐다. 그리고 코엘료처럼, 이 시대 부호 가운데도 ‘마법같은 순간’을 경험한 이들이 있다.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을 흥분시킨 한 장의 사진=1974년 12월 폴 앨런은 빌 게이츠를 만나러 하버드 대학을 방문했다. 둘은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함께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등을 해오던 어린 컴퓨터 천재들이었다. 앨런은 하버드 교정을 거닐다, 우연히 ‘포퓰러 일렉트로닉스(Popular Electronics)’ 1975년 1월호를 보게 된다. 당시 앨런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이 잡지 1면에 큼지막하게 실려 있던 알테어(Altair) 8800의 사진. 사실상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알테어 8800의 사진을 본 순간 앨런은 흥분했다. 그는 서둘러 잡지를 구입한 후 그 길로 게이츠에게 달려가 “알테어8800을 위한 컴퓨터 언어를 개발하자”고 설득했다. 

빌 게이츠는 훗날 출간한 ‘미래로 가는 길’ 서문에서 “ ‘포퓰러 일렉트로닉스’지에 실린 알테어 8800이 정확히 어떤 용도로 쓰일지 폴과 나는 몰랐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자신과 컴퓨터 업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었다. ”고 말했다.패기넘치는 젊은이들은 곧바로 알테어 8800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베이직 언어 개발에 들어갔다. 둘은 알테어8800을 만든 미츠(MITS)의 설립자 에드 로버츠에게 전화해 이 프로그램을 3000달러에 팔았다. 그리고 아예 본격적으로 베이직 언어를 판매하기 위한 회사를 만들기로 작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이렇게 탄생했다.

▶인텔의 광고 사진이 결정한 손정의 50년 계획=재일교포 3세이자 순자산 138억 달러로, 일본 2위 부호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인생을 바꾼 것은 놀랍게도 IT 부호인 빌 게이츠, 폴 앨런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와 꼭 닮았다. 그 역시 ‘포퓰러 일렉트로닉스’에 실린 사진 한장에서 미래를 정했다. 손정의는 일본에서 미국으로 유학 후 17살에 버클리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에서 24시간 개방된 컴퓨터실이 가장 놀라웠다. 이후 슈퍼마켓 서점 코너서 발견한 ‘포퓰러 일렉트로닉스’에 실린 인텔 i8080 컴퓨터 칩의 확대 사진을 보고 그는 훗날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화장실에 갈 때나 잠자리에 들 때도 사진을 지니고 있었다. 19살의 손정의는 이 사진을 보고 ‘인생 50년 계획’을 세웠다. 20대에는 사업을 일으키고, 30대는 자금을 모으고 50대는 사업에서 큰 성공을 이룬뒤 60대는 다음 경영자에게 사업을 물려준다는 게 그것이다.

이 계획에 따라 1980년 손정의는 버클리대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1년 뒤 컴퓨터용 소프트웨어 유통사업인 ‘일본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텐센트와의 만남,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 ‘신의 한 수’=올해 포브스 빌리어네어 리스트에 새롭게 등장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회장은 창업 12년만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권회장의 게임 크로스파이어가 처음부터 성공을 했던 것은 아니다. 2007년 국내에서 신통치 않은 반응을 보이던 이 게임은 중국최대 게임 퍼블리셔인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에 진출하면서 도약했다. 중국에서 동시접속자수 500만명을 기록하며 ‘인민게임’으로까지 불렸다. 성공의 발판은 철저한 ‘현지화’가 마련해줬다.

텐센트는 권 회장에게 “중국 이용자가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익숙하고 쉬운 게임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크로스파이어는 게임 대부분을 다시 만들어 중국 진출을 준비했다.

권 회장의 ‘크로스파이어’는 이제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전체 온라인 게임에서 점유율 1위, 브라질에서는 1인칭 슈팅게임 부문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④ 워런 버핏 하버드대 낙방
“컬럼비아대 입학 그레이엄교수 제자로
“가치투자 원리 배워 투자귀재 명성

⑤ 리카싱과 영문 잡지 기사
“우연히 읽은 플라스틱 造花기사 영감
“조화 공장 설립 큰돈…부동산도 진출

⑥ 하형석 미미박스 창업자의 인턴경험
“인턴생활하다 화장품 사업모델 구상
“한국서 소셜커머스 창업…美·中 진출


▶ 워런 버핏을 성장케한 대학 낙방 통지서=‘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은 19살에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에 문을 두드렸다. 그는 하버드대 입학 문턱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으나 결과는 낙방이었다. 버핏은 이후 진로를 컬럼비아대로 바꿨다. 그리고 그 곳에서 은사인 벤자민 그레이엄을 만났다. ‘현명한 투자자’의 저자인 그레이엄 교수는 버핏에게 기업 가치에 비해 충분히 싼 주식을 샀다가 차익을 남기고 매도하는 가치투자 방식을 가르쳤다. 버핏은1954년에 그레이엄 교수의 회사인 그레이엄-뉴먼에 취직해 이론을 실전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버핏은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현재 그의 순자산은 714억 달러, 세계 3위 부호다.


▶아시아 1위 부호를 만든 잡지 기사=홍콩의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창업자가 아시아 제일의 부호가 된 데에는 1957년 봄 우연히 본 영문 잡지기사가 큰 역할을 했다.

어린 시절 가난했던 그는 중학교도 다 마치지 못했고, 찻집과 공장 등을 거치며 쉬지 않고 일했다. 그렇게 모은 5만 홍콩달러로 22살에는 작은 플라스틱공장을 창업할 수 있었다. 그러다 몇년 후 ‘플라스틱’이란 영문 잡지에서 이탈리아 한 회사가 플라스틱으로 조화(造花)를 만들어 미국과 유럽시장에 활발히 판매한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리카싱은 이 플라스틱 조화가 곧 홍콩에서도 유행할 것이라 확신하고 직접 이탈리아 회사를 찾아가 조화 제작방법을 물었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생산시설을 대폭 늘리며 조화 생산을 시작했다. 해외 바이어 확보 등 마케팅에도 주력했다.

플라스틱 조화가 불티나게 팔리자, 이번에는 공장 부지를 아예 사들였다. 이를 계기로 부동산 투자와 개발로 사업 영역을 펼치게 됐다. 리카싱의 순자산은 현재 322억 달러, 아시아 1위다. 


▶톰 포드 인턴 경험이 사업 아이디어로, 제리 양이 투자한 미미박스=월정액을 받고 화장품을 구독하는 비즈니스 모델 미미박스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약 3000만 달러(330억원)에 가까운 투자금을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투자자 가운데는 야후 공동 창업자이자 중국 알리바바 2대 주주 제리양을 포함해 전 디즈니 및 갭(Gap) 최고 경영자(CEO) 폴 프레슬러 등이 속해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미미박스의 기업가치를 약 1억달러(약 11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미박스의 창업자 하형석 대표가 화장품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데에는 2년 간 톰 포드에서 인턴생활을 한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옷을 파는 게 주 사업인 톰 포드가 수익은 화장품(향수)으로 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톰 포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에서도 1년간 일한 경험도 사실상 화장품 소셜커머스인 미미박스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에 도움이 됐다. 하 대표는 미국에 이어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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