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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예금금리+α찾아‘삼만리’…단기부동자금 800조‘무브 온’
저금리·저성장은 변수아닌 상수
은행권 저축예금등 이탈 가속화
CMA·ELS·금고 등으로 속속이동
절세는 곧 투자 퇴직연금펀드도 인기
일부 공격적 투자자는 해외주식투자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75%로 내리면서 ‘저금리ㆍ저성장’은 이제 대비해야 할 변수가 아니라 대처해야 할 상수가 됐다. 이미 발빠른 투자자들은 은행의 헐거워진 금고문을 박차고 탄탄하게 자산을 키워 줄 투자처를 찾아 움직이고 있다.

25일 한국은행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현재 국내 총 금융자산(1경3403조원) 가운데 장기 저축성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9%로 2011년 말 7.8%에서 크게 줄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기준금리 인하 논쟁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은행에 예치했던 가계의 장기 저축예금이 좀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증권사 CMA나 새마을금고 같은 서민금융기관으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선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의 1년 이상 장기저축예금 잔고는 2014년 7월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며 “은행으로부터 장기예금 이탈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금융위기를 전후해 금융업권별 자산 증가율을 통해 확연하게 구분된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11.0%였던 일반은행의 자산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5년간 2.7%로 뚝 떨어졌다. 안전성을 최우선시하는 금융상품에 몰렸던 자금이 점차 이탈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단기 부동자금의 급증이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따른 장기 금융상품 매력의 저하, 박스권에 갇힌 증시로 인한 주식의 기대수익률 하락 등 투자 대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결과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MF, CD, CMA, RP 등 단기상품과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등을 합한 단기 부동자금은 795조원에 달한다.

특히 MMF와 CMA 등 자본시장 관련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잔액은 2012년 1월 102조6000억원 수준에서 2015년 1월 138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황나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단기 부동자금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두자리수로 확대되는 등 단기자금 증가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어 앞으로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예금금리+알파(α)’를 노리는 투자자는 대거 주가연계증권(ELS)나 파생결합증권(DLS)로 몰리고 있다. 2014년 말 현재 ELS와 ELS발행잔액은 81조원으로 국내외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인 73조원을 처음으로 웃돌았다. 특히 ELS는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10조5000억원이 발행되며 월별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위험ㆍ중수익’과 궤를 같이 하며 관심이 급증한 투자 포인트는 절세다. 수익률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반면 절세는 투자자의 노력에 따라 곧바로 수익률 제고 효과로 이어진단 점에서 1%가 아쉬운 투자자들에겐 ‘절세=투자’란 인식이 보편화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퇴직연금펀드로 무려 8825억원이 순유입됐다. 전체 순자산의 12.2%가 단기간에 몰린 것이다.

통상 절세상품은 연말에 주목을 받는 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투자자들의 절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방증한다. 이 외에도 연금저축펀드에 1339억원, 소득공제장기펀드에도 229억원이 유입됐다.

좀더 공격적인 투자자는 나라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은행의 가계의 해외주식 순취득규모를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4950억원으로, 일 년 사이에 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 및 펀드는 오히려 순매도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우리보다 먼저 저금리ㆍ저성장 시대를 맞은 일본의 해외 주식투자 비율이 25.9%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직구’흐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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