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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심전환대출에 금융권은 ‘울상’…“수익성 악화부터 신청거절된 고객들 항의는 또 어떻게…”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안심전환대출이 전국적으로 광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은행들의 속내는 그리 편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높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내주는 대신 금리가 낮은 주택저당증권(MBS)을 사들여야 해 수익성일 떨어질 수 뿐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깎아주기로 한 주택보증기금 출연료도 내년부터 출연료 산정기준이 전면 개편되는 만큼 이전 출연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고객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마저 깎아달라는 요구까지 하는가 하면, 안심전환대출 신청을 거절당한 고객들의 항의도 잇따르고 있어 은행들의 속앓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상당기간 영업력도 차질을 빚는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자 많을수록 은행들은 울상=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 하루동안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탄 기존 주택담보대출자는 4만1247명에 이른다. 승인금액도 4조9139억원으로 사실상 월 한도(5조원)가 모두 소진됐다.

하지만 은행들은 울상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연간 한도액 20조원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은행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안심전환대출 신청자가 많을수록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심전환대출이 기존 금리가 높은 주택담보대출을 내주고 금리가 낮은 주택저당증권(MBS)을 떠앉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일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4% 수준인 반면 MBS는 지난해 기준 3%대 초반인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로 인한 은행권 손실이 1400억∼1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깎아준다던 주택보증기금 출연료는 ‘생색내기용’=손실보전을 위해 금융당국이 주택보증기금 출연료 0.03%포인트 감면 카드를 내놨지만 은행들은 당국의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0.03%를 받기 위해서는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35%까지 높여야하지만 대부분 은행들의 고정금리 비중이 20%초반대에 불과해 목표달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 적용될 출연료율 산정 기준이 전면 수정돼 고정ㆍ분할상환 외 모든 형태의 대출은 0.30%의 최고 수준의 출연료 기준요율을 적용받게 된다. 변동금리 등의 주담대출이 상당수인 은행들로서는 감면수준이 체감되지 않는 것이다.

A은행 고위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을 하게 되면 금리 손실로 인해 엄청난 리스크가 발생하는데 정부는 단순히 20조원 전환되면 2000억원의 출연료 감면 효과가 있다는 부분적 얘기만 하고 있다”면서 “금융채를 발행할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B은행 고위관계자도 “20조원 한도가 차면 추가 출시도 검토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은행들의 손실은 더 커질수밖에 없다”면서 “시장에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이 늘어날수록 부작용은 더 크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C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은 전환에 대한 주의사항을 설명하면 ‘나중에 정부가 또 대책을 내주지 않겠냐’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신청을 한다”면서 걱정했다.

▶취급할수록 손실인데 고객들 불만까지… 소극대응하다 긴급 인원배치=각종 고객불만도 모두 짊어져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C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은 2%중반대인 안심전환대출 금리를 내세우며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깎아달라고 요구한다”면서 “아무리 설명해도 안되는게 어딨냐며 막무가내로 나오면 정말 힘들다”라고 털어놨다.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사실 우리로서는 안심전환대출보다는 자체 전환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더 낫다“면서 “안심전환대출 신청자들에게 자체 전환대출 상품도 같이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이런 속내를 반영하듯 일선 은행 지점에서는 안심전환대출 관련 홍보 팸플릿 등을 쉽기 찾아볼 수 없다. 또 본사인력 추가 배치 등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갑작스럽게 본사 직원을 급파하는 등 소동도 빚어졌다.

D은행 관계자는 “신청한 고객 중 일부는 심사과정에서 제외될수 있는데 이때 또 얼마나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질지 벌써부터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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