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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억원 째 사재 내놓은 김준기 동부 회장…동부메탈 살리기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이 또 사재(私財)를 내놓는다. 동부메탈 경영권 유지를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동부그룹이 경영난을 겪으면서 김 회장이 내놓은 사재만 5000억 원을 넘어서게 됐다.

하나은행 등 동부메탈 채권단은 최근 동부메탈에 650억 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는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전제조건으로 동부 측에 김 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현금 100억 원, 채권 100억 원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현금 100억 원은 김 회장과 아들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의 배당수익으로, 채권 100억 원은 김 부장이 가진 동부메탈 채권이다. 올 해 김 회장은 동부증권과 동부화재해상보험에서 총 82억9000만원을, 김 부장이 동부화재해상보험과 동부증권 등에서 총 147억 원을 배당 받았다. 김 회장 부자의 동부화재 지분 등은 상당부분 대출을 위한 담보로 제공된 상황이다. 세금과 대출 이자 등을 제외하면 가용 현금 대부분을 이번에 내놓게 되는 셈이다.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내달 1일 채권자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김 회장은 지난 해 동부화재 지분을 일부 매각해 동부메탈 대주주인 동부인베스트먼트에 사재 1300억 원을 출연했다. 동부인베스트먼트는 김 회장 개인회사지만, 망할 경우 동부메탈 등 계열사의 연쇄도산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자금투입이 이뤄졌다. 지난 2009년에도 동부하이텍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부인베스트먼트에 3500억 원의 사재를 투입했었다. 동부메탈은 2008년 동부하이텍 금속재료사업부문이 물적 분할해서 만들어진 회사다.

합금철 전문업체인 동부메탈은 1964년 국내 최초로 합금철을 생산한 업체다. 1974년 이후 이 부문에서 40여 년간 국내 시장점유율 1위며, 특히 고부가가치인 정련 망간합금철 부문 세계 2위다.

한편 동부하이텍의 매각작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인수를 검토하던 중국업체가 인수의지를 접었기 때문이다. 동부하이텍은 시스템반도체 시장 호조로 지난 해 창사 이래 첫 영업흑자를 냈다.

이로써 김 회장의 동부그룹 제조부문 경영권 상실 ‘도미노’는 가장 덩치가 큰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에서 멎게 됐다. 동부팜한농은 지분 매각이 추진될 예정이지만 동부메탈, 동부하이텍, 동부대우전자 등 3개 주요 계열사는 당분간 그룹 울타리 안에 남는다. 다만 동부하이텍은 부채가 많아 당기손익은 여전히 적자고, 반도체 사업의 특성상 대규모 투자에 대한 부담도 크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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