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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로가 확 바꾼 新유통…400만원대 독일 세탁기, 190만원대에 산다
-직구족들 유럽으로 대이동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주부 김수영 씨는 유럽 직구(직접구매)를 통해 국내 판매가의 절반정도의 가격으로 세탁기를 설치했다. 김 씨가 찾아낸 제품은 다름 아닌 독일의 밀레 세탁기(W5889WPS). 이 제품은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 4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인데, 김 씨는 독일 아마존에서 190만원대를 주고 구입을 했다. 김 씨는 “배송 대행비와 관세, 설치비용까지 다 합쳐도 280만원대에 구매해 100만원 이상 아꼈다”고 했다.

직구족(族)이 유럽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유럽은행이 양적완화를 발표함에 따라 유로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해 1400원대를 유지하던 유로화 환율이 현재 1200원대로 떨어지면서 직구족 뿐만 아니라 국내 오픈마켓, 면세점 등 국내 쇼핑의 지도가 유럽으로 대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유로화가 바꾸는 새로운 유통시장인 셈이다.

실제 국내 최대 해외 배송 대행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올 1~3월 독일 현지 쇼핑몰에서 제품을 구매해 배송대행을 신청한 건수는 약 2만여 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약 135% 증가했다. 또 지난 1월 관세청이 발표한 2014년 해외직구 규모 자료에 따르면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의 직구 비중은 2012년 6.9%에서 2014년 7.6%로 늘어났으며 실제 건수는 2배이상 늘었다.

몰테일 관계자는 “최근 유로화 하락과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해외직구가 가능해지면서 독일 직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혼수품으로 인기가 높은 전자레인지, 커피머신 등을 구매할때 국내보다 최대 70%이상 저렴하게 구입이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 국내에서 200만원대에 팔리는 지멘스 전기레인지 (ET675FN17E)의 독일 인터넷 쇼핑몰 판매가는 40만원대에 불과하다. 배송비와 관세 그리고 부가세를 포함해도 직구를 통해 70만원대에 살 수 있다.

유로화의 가치 하락으로 유럽 직구만 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오픈마켓에서도 유럽산 제품의 경우 올해 들어서 확연히 눈에 띌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옥션의 유럽제품의 경우 주방가전은 올해들어(1월1일~3월23일) 전년 동기대비 판매가 158% 신장했고 커피머신은 181%, 주방용품은 91% 증가했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해외여행의 경우도 유럽여행 상품이 전년 동기대비 38%나 늘었다. 

샤넬은 지난 17일부터 유로화 약세로 인한 국가간 가격격차 해소를 위해 아시아권에 판매하는 핸드백의 가격을 15~20% 인하하면서 유통시장에 충격을 줬다. 사진은 롯데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있는 샤넬 매장. 사진=이상섭 기자/attom@heraldcorp.com

명품시장도 유로화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샤넬쇼크’다. 고가 명품브랜드 샤넬이 최근 가격인하를 발표하면서 언제 오를지 모르는 샤넬백을 사기 위해 구입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17일 샤넬이 가격 인하를 발표하면서 일주일간 명품을 포함한 해외패션의 매출을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의 경우 17.7%, 현대백화점은 29.1% 상승했다.

면세점들도 ‘환율보상 세일’을 진행 중이다. 잡화에서부터 화장품까지 명품과 준명품 잡화브랜드를 최대 15% 할인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로화 및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독일과 일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직구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올해는 미국 중심의 직구 시장이 유럽과 일본으로 급속하게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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