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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간의 성폭행…자매에게 아빠는 짐승이었다
[헤럴드경제 = 하남현 기자] 악몽의 시작은 기억도 가물가물한 4살때 부터였다. A(25ㆍ여ㆍ사망)씨의 아버지(54)는 “아빠와 함께하는 병원 놀이”라며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더듬었다. 무슨 의미인지도 미처 몰랐다. 할머니에게 말하면 오히려 매를 맞았다.

초등학교에서 들어가 성교육을 받고서야 A씨는 아버지가 친구들의 평범한 아버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됐다. 아버지는 “말을 듣지 않으면 고아원에 보내버리겠다”며 수시로 그녀를 성폭행했다.

16살이던 2006년 부모가 이혼을 하면서 A씨는 아버지와 떨어져 살게됐다. 하지만 아버지는 집요하고 악랄했다. “자꾸 반항하면 동생도 가만두지 않겠다”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저질렀다.


성년이 된 2010년 할머니가 사망하자 A씨는 어머니에게 그간의 일을 털어놨다. 어머니는 “같은 여자로써 너무 미안하다”고 한없이 울었다. A씨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고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에서 치료와 상담을 벗어나며 악몽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하지만 마음속 상처는 넓고 깊었다. A씨는 끝내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동생 B(24ㆍ여)씨도 아버지의 마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속적인 성추행으로 인해 악몽과 불면증 등에 시달리던 B씨는 언니의 자살후유증까지 겹치며 A씨의 뒤를 따르려 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한남대교 다리 난간에 매달린 B씨를 발견해 그를 안정시키며 병원에 옮겼다.

B씨가 투신하려한 이유를 조사하던 경찰은 끔찍했던 20여년 간의 자매의 사연을 알게됐다. 경찰은 자포자기 상태였던 B씨를 설득해 아버지의 범행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경찰 조사결과 자매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일하러 나가 집을 비운 사이 A씨등을 상습적으로 성추행 및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인면수심의 아버지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현재 B씨와 어머니는 병원 등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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