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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데이터로 돈 버는 기업이 뜬다
빅데이터 실용성 입증되자 기업들 잰걸음
광고·법률회사 등 속속 사업화 추진
국내 비즈니스 모델 사례 아직 없어

기업 특성 맞춘 5가지 모델유형 제시
어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축적하는가
어떤 기술적 기반을 구축하는가가 관건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은 우승팀을 맞추려는 내기로 떠들썩하다. 기발한 예측 아이디어가 동원되며 확률게임에 너도나도 흥분한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빅데이터가 톡톡이 한몫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검색엔진 빙과 음성인식 솔루션 콘티나를 통해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16경기 중 15경기의 결과를 맞춰 화제가 됐다. 독일팀의 우승에도 빅데이터의 공이 컸다. 독일은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 앞서 2013년 10월부터 독일 소프트웨어사가 개발한 프로그램 SAP의 도움으로 빅데이터를 이용해 ‘매치 인사이트’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를 이용해 월드컵 경기 동안 경기장에 설치된 8대의 디지털 카메라로 선수의 움직임이나 볼터치 횟수, 이동거리, 위치, 스피드를 포함해 초당 수천 데이터 포인트의 동영상 데이터를 수집, 이를 분석해 스피디한 공격력을 구사한 게 주효했다.


멀게만 느껴지던 빅데이터의 실용성이 입증되면서 최근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광고 산업에서는 사람 대신 컴퓨터가 데이터를 분석해 누구를 대상으로 어디에 어떤 광고를 내보낼지 실시간 광고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특정 연예인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그 연예인이 나온 동영상을 찾는다면 광고담당자가 아닌 컴퓨터 프로그램이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그 연예인의 동영상을 제공하는 미디어에 나갈 광고를 경매하는 것이다.

빅데이터가 만들어내는 비즈니스 세계는 상상 이상이다. ‘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를 통해 빅데이터 개념을 소개하고 산업과 경영 전반에 걸쳐 그것이 일으킬 변화를 내다보았던 함유근 건국대 교수는 이번에 펴낸 ‘이것이 빅데이터 기업이다’를 통해 실제로 빅데이터가 어떤 신사업과 혁신을 창출해내고 있는지 기업현장을 펼쳐 보여준다.


디지털 광고계는 이미 빅데이터가 기업을 움직이고 있다. 미국에서 2014년 빅데이터와 관련해 새로 생겨난 기업은 950여 곳이 넘는다. 이들 새로운 광고 기업은 기존 광고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광고기술, 검색, 분석기법, 디지털 광고전략 실시간 데이터 처리기술, 사용자 경험 등을 제공한다. 즉 빅데이터로 광고 방식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법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렉서스넥서스의 변신은 전통적인 법률 자료 제공회사가 빅데이터를 통해 어떻게 비약했는지 놀라운 비즈니스 모델의 한 사례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세계 각국의 판례, 법령, 뉴스 기업정보, 특허 및 지적 재산권 등 이른바 비정형화된 데이터를 분석해 관련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로펌의 변호사들이 업무시간의 절반을 관련 판례와 정보를 찾고 분석하는데 소비하던 일을 이 회사의 서비스가 제공하면서 손을 덜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280만건의 미공개 판례를 포함해 1100만건 이상의 판례와 100만건의 판결문을 보유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판결문은 다른 법률 정보회사에 비해 70%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 교통카드 이용 데이터를 사업화하고자 시도했던 JR동일본, 빅데이터를 통한 개인별 맞춤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플랫폼업체 뉴턴, 7만개의 변수 데이터를 수집해 개인의 신용도를 평가함으로써 대출 문턱을 낮춘 제스트파이낸스 등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들의 변신은 가까운 미래 비즈니스의 모습을 제시한다.

이 책의 장점은 이런 빅데이터 기업들을 그들이 가진 비즈니스 모델의 강점에 따라 ‘빅데이터 비즈니스맨’, ‘빅데이터 창출자’, ‘빅데이터 대리인’, ‘빅데이터 연구자’, ‘빅데이터 응용가’ 등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기업들이 저마다의 특수성에 따라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친절하게 제시한 데 있다.

가령 미국의 스페인어 미디어기업인 인트라비전의 신규사업체 루미나는 스페인어 TV방송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히스패닉계의 차별화된 데이터를 공급하는 빅데이터 비즈니스맨 모델의 사례. 히스패닉계의 독보적인 시청력과 시청 데이터를 통해 빅데이터를 팔고 있다. 가령 혼다자동차는 자사 사이트를 클릭했다가 별다른 반응 없이 떠난 히스패닉계 고객들을 위한 데이터를 루미나를 통해 얻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바 있다.

저자는 “국내에도 많은 미디어 전문업체가 있지만 빅데이터 비즈니스 모델까지 발전시킨 예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같은 사업을 하더라도 어떤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수집해 축적하느냐, 그리고 고객에게 필요한 인사이트를 창출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기반을 구축하느냐가 어떤 빅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이 구현될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고 조언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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