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슈퍼리치] ‘열혈 90대’ 슈퍼리치들의 ‘일과 사랑, 열정’
북미 14명·아시아 9명·유럽 6명 등
세계 억만장자 1826명중 90세 이상 33명

싱가포르 96세 장윈중 ‘바른생활 사나이’
머독 75세때 38세 연하 여성과 결혼생활

신격호 회장등 100세 앞둔 국내 부호는 6명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 기자ㆍ이혜원 인턴기자] 선진국에는 80ㆍ90대의 건강한 노년층이 많다. 프랑스의 경우 병석에 있는 80대 이상 고령자는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고령의 나이에도 아직 경영현장을 지키며 사업 의욕을 불태우는 슈퍼리치가 적지 않다. 90대 열혈 슈퍼리치는 현직으로 왕성히 활동하고 늦은 나이에도 연애에 열정을 쏟기도 한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2015년 세계 억만장자 수는 1826명. 이 중 1.8%인 33명이 90세 이상 슈퍼리치다.

초고령 부호가 가장 많은 대륙은 북미다. 33명 가운데 14명이 미국 출신으로, 전체의 42%에 이른다.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부(富)를 쌓은 억만장자들이다. 석유와 금융, 부동산, 미디어, 식품제조업 등 미국 경제의 굵직한 기반을 닦았다. 


이들 14명 중 여전히 기업 수장이나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는 이는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의 오랜 동반자인 찰리 멍거(Charles Mungerㆍ91)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을 포함해 5명에 달한다.

미국에 이어 전체 27%(9명)는 아시아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투자가 모하메드 알 이사(Mohammed Al Issaㆍ90)를 제외하면 필리핀, 홍콩 등 모두 동아시아 출신이다. 포브스 부호 순위에 올라 있는 90세 이상 한국인은 없다.

유럽의 90세 이상 슈퍼리치는 6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회사를 물려받았다. 그중 절반이 부모나 배우자에게 받은 여성 상속인이다. 부친의 로레알 지분을 받은 릴리안 베탕쿠르(Liliane Bettencourtㆍ92)와 지난달 사망한 미켈레 페레로(Michele Ferrero) 페레로 회장의 미망인인 마리아 프란카 피솔로(Maria Franca Fissoloㆍ97)가 대표적이다. 유럽 초고령 슈퍼리치는 모두 경영권에서 물러나 있다.

▶‘일하다가 죽겠다’ 아시아 초고령 부호들=100세에 가까운 나이에도 현직에서 활발하게 일하는 슈퍼리치는 어떻게 젊음을 유지할까. 90세가 넘어서도 CEO로 활동하는 아시아 부호들의 건강 비결은 ‘평소처럼 열심히 일하는 것’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갑부는 장윈중(张允中ㆍ96) 퍼시픽인터내셔널라인스(Pacific International Lines) 회장이다. 96세 나이에도 그는 주도적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장수 비결은 간단한 삶이다. ‘바른 생활 사나이’인 그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주일에 두 차례 반드시 골프를 치고, 술ㆍ담배는 거의 하지 않는다. 늦은 밤 외출도 꺼린다. 싱가포르 7위 부호로 자산은 24억달러(한화 약 2조7000억원)로 평가된다.


규칙적인 생활은 브리즈모한 랄 문잘(Brijmohan Lall Munjalㆍ91) 인도 헤로그룹(Hero Group) 회장에게도 해당한다. ‘아침형 인간’인 그는 새벽부터 이른 저녁까지 정해진 일정에 맞춰 생활한다. 일상은 아침 5시30분에 시작한다. 아내와 산책을 한 후 2시간가량 요가와 명상을 하며 마음을 정리한다. 이어 오전 9시에 늦은 아침식사를 한 후 출근해 오후 늦게 집에 돌아온다. 귀가 후에는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등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91세 나이에도 매일 사무실에 나와 최소 6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이 철칙이다. “사무실에 오지도 않으면서 월급을 받을 수 없다”는 그는 건강상 문제가 없을 때까지 은퇴하지 않을 계획이다. 자산은 38억달러에 이른다.

자산 142억달러를 보유한 필리핀 최고 부자인 헨리 시(Henry Syㆍ90) SM기업 회장도 일에 열중하면서 건강을 관리한다. 그가 세운 SM 기업은 쇼핑몰과 부동산, 호텔, 의료서비스 등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없을 정도다.

90세 나이에도 회사를 키우겠다는 의지는 여전하다. 사람을 만날 때마다 ‘한건 해달라’고 부탁한다는 그의 일화는 유명하다. 그의 하루 일과 중 하나는 자신 소유의 쇼핑몰에서 산책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인 SM 쇼핑몰을 돌면서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운동도 한다는 목적이다.

▶100세 앞둔 국내 부호 6인=헤럴드경제가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을 이끄는 경영인을 조사한 결과, 가장 나이가 많은 총수는 고려제강의 홍종렬 명예회장(97)이다. 1918년생인 홍 명예회장은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여전히 등기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홍 명예회장은 1945년 고려제강의 전신인 무역회사 고려상사를 세웠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정형식 일양약품 명예회장은 1922년생 동갑으로 93세다. 신 총괄회장은 중요 업무보고를 받는 등 실질적으로 그룹의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롯데쇼핑, 롯데제과, 호텔롯데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특히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내년 말 완공 예정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신 회장이 입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정형식 명예회장은 1938년에 우에무라 제약소에 입사하며 제약업계와 연을 맺은 뒤 1946년 한성약관을 인수해 일양약품으로 키워냈다.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과 이의순 세방그룹 명예회장은 1923년생으로 92세 동갑이다. LG그룹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회장 6형제 중 5형제가 유명을 달리한 가운데 현재 구인회 회장의 동생 구태회 명예회장만 생존해 있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구 명예회장의 건강 비결은 가족의 화목이다. 구 명예회장은 가족 간이라도 예우를 갖추고 존경할 것을 강조하며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을 갖는다.

이의순 세방그룹 명예회장은 현재 세방과 세방전지 2개사에 등기임원으로 있다. 이 회장은 1965년 세방기업주식회사를 설립, 물류와 축전지 관련 사업에 주력하며 12개 계열사를 거닌 세방그룹으로 키워냈다. 2007년에는 개인 재산 90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법인 가천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LG그룹 구자경 명예회장은 1925년생으로 올해 90세다. LG그룹 경영에 합류하기 전까지 5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구 명예회장은 70세가 된 1995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LG연암문화재단과 LG복지재단의 교육사업을 손수 챙겨왔다. 현재 충남 천안시 소재 농장에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지 않는 ‘황혼의 사랑’=팔순이 넘는 나이에 자신의 딸보다 훨씬 어린 여성과 결혼한 슈퍼리치도 많다.

미국의 대표적 투자자이자 카지노 재벌인 커크 커코리언(Kirk Kerkorianㆍ97) 트라신다 회장은 평생 3번의 결혼을 했다. 81세였던 1998년에는 48세 차이가 나는 당시 33세의 리자(프로테니스 선수 출신)와 한 달간의 결혼생활을 한 뒤 이혼한 경험이 있다. 이혼 이후에는 매달 32만달러를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하는 양육비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기업매수 전문업체 트라신다를 운영하며 세기의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커코리언 회장은 70세가 넘은 이후 자신이 설립한 자선단체 ‘린시재단’을 통해 자선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지노와 영화산업 등에 대한 투자로 성공을 거둔 커코리언은 1988년 조국 아르메니아에서 발생한 지진 희생자를 돕기도 했다. 그의 순 자산 규모는 42억달러다.

미국의 과일ㆍ야채 가공업체인 돌푸드(Dole Foods)의 데이비드 머독(David Murdockㆍ91) 회장도 5번의 결혼을 했다. 75세였던 1999년에는 38세 연하의 여성과 결혼해 현재까지 함께 살고 있다.

머독 회장의 경우에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 섭취를 통한 끊임없는 해독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생선-채식주의자인 머독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매주 33종류의 야채와 과일로 만든 주스를 마셔 왔다. 머독 회장의 자산은 31억달러다.


‘미디어 황제’ 섬너 레드스톤(Sumner Redstoneㆍ91)은 1999년 조강지처인 필리스와 55년의 결혼생활을 정리한 후 39세 어린 여성(초등학교 교사 출신)과 결혼했다. 하지만 6년 뒤 이혼했다.

90세 생일을 맞이한 지난해에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대거 초청해 왕성한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레드스톤의 건강 비결은 모나비(MonaVie) 주스다. 짙은 보랏빛을 띠고 있는 이 음료는 열대과일 아사이베리가 주 원료로, 노화방지 성분이 매우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스톤의 자산은 63억달러로 평가받는다.


m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