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데이 당일인 지난 14일 오전 10시. 112 전화로 택시기사의 긴박한 신고가 들어왔다.
택시기사는 “방금 20대 남성을 마포대교 중간에 내려줬다”며 “술이 만취해 있고 실연을 당한 것 같아 아무래도 투신을 할 것 같아 신고했다”고 전했다.
사진=마포경찰서 페이스북 |
지령은 곧바로 관할인 서울 마포경찰서로 내려졌고 마침 근처를 순찰중이던 용강지구대 소속 이정관 경사와 배보영 순경이 마포대교로 출동했다.
이윽고 마포대교 북단 200미터 지점에서 배 순경은 다리 난간에 매달려있는 남성을 발견해 곧바로 차에서 뛰어내렸다.
남성의 몸 절반이 넘어간 긴박한 상황.
배 순경은 남성의 옷을 잡고 매달렸고 이어 달려온 이 경사와 함께 남성을 난간 밖으로 구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술에 취한 남성은 “걷고 싶다”는 말과 함께 난간을 향해 몸부림을 쳤고 배 순경은 “일단 잠깐 이야기를 하자”며 설득한 끝에 지구대로 남성을 데려올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여자친구와 심하게 다퉈 홧김에 자살을 기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배보영 순경은 지난 2월 16일 지구대에 배치된 새내기 여경으로 근무 1달이 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배 순경은 “경찰로써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말했다.
마포서 관계자는 “배순경은 평소에 노숙자를 스스럼 없이 대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주위 직원들의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만들어 별명이 ‘달빛’”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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