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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홍준표, ‘빈손’으로 끝난 무상급식 회동…“벽과 대화하는 느낌”
[헤럴드경제(창원)=박수진 기자] “소득이 없네요.”(문재인)

“좋은 대안을 갖고 오셔야죠.”(홍준표)

“벽에 이야기하는 줄 알았습니다.” (문재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홍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회동은 이렇게 앙금만 남긴 채 빈손으로 끝이났다. 문 대표는 경상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비판하며 해법 모색을 위해 홍 지사를 만났지만, 이견만 확인하고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했다. 문 대표는 “경남 아이들만 급식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지만 홍 지사는 “대안을 가져와라”고 받아쳤다.

문 대표는 이날 경남도청 홍 지사 집무실을 방문해 30여분 간 무상급식 문제를 논의했다. 문 대표는 이 자리에서 “모든 아이에게 급식을 하는 것을 무상급식이라고 한다. 일부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라고 해서 의무급식이라고 하기도 한다”며 “어른들의 정치 때문에 경남 아이들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어 “교육감과 만나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해야하는데 교육감이 요청해도 도통 만나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라며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해보라. 도민들이 걱정한다”고 홍 지사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홍 지사는 ”무상급식 중단이 아니라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홍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러 오는 곳이지 밥먹으러 오는 곳이 아니다“라며 “정말 힘든 계층 아이들의 급식은 정부에서 해결하고 있으니, 우리 예산은 서민 자녀들 공부에 지원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가 도교육감과의 회동을 요청한 데 대해서는 “이미 지난해 12월 5일 도의회에서 예산이 확정이 됐는데, 만나서 얘기하려면 그 전에 했어야 했다“며 ”또 의무급식을 해야한다는 주장은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2012년 헌재 판례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설전은 더욱 격해졌다. 홍 지사가 ‘예산이 이미 확정됐다’는 주장을 거듭하자 문 대표는 “도의회 뒤에 숨지마라. 해법이 없다면 저는 일어서서 가겠다”고 말했다. 홍 지사가 북유럽의 사회보장체제를 예로 들자 문 대표는 “또 좌파 이야기 하시냐”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홍 지사도 “감정적으로 접근하지 마라”, “여기 올 거면 대안을 갖고 왔어야 했다”고 문 대표를 자극했다.

문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해법 마련을 위해 내가 중재할 길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만난 것인데 (홍 지사가) 벽을 쳐버리니 달리 방법이 없었다”라며 “도지사와 교육감이 우선 만나야 한다. 아이들 밥을 놓게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인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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