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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뚜쟁이(?) 된 대학가 공인중개사들…
전·월세 대란 심화여파…조건맞는 룸메이트 연결
#.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장모(27) 씨는 6개월 전 부동산을 통해 룸메이트를 구했다. 아파트에 머무는 시간은 잠잘 때 뿐이라, 관리비라도 충당하기 위해 방 두 개 중 하나를 내놓은 것이었다. 부동산 중개업자는 장 씨가 조건을 제시하자, 그에 걸맞은 룸메이트 후보를 3명가량 소개해줬다. 장 씨는 이들이 중개업자와 함께 방을 보러올 때마다 대화를 나눴고, 결국 상호간 조건이 맞았던 고시생 김모(25) 씨와 한 집에 살게 됐다. 룸메이트 김 씨도 당초 원룸을 구하려 했지만, 보증금에 대한 부담감으로 장 씨 아파트에 들어왔다고 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ㆍ월세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중개업자가 룸메이트를 연결시켜주는 이른바 ‘뚜쟁이’ 역할까지 나서고 있다.

집 주인이 직접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함께 살 룸메이트를 찾던 기존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현상이다. 전ㆍ월세 대란에 집을 구하기도, 세비를 내기도 부담스러운 학생들과, 불황에 직면한 중개업자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발생한 부동산 신풍속도다.

대학가 월세가 대란인 가운데 서울지역 한 대학교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월세 광고를 한 학생이 보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18일 본지 기자가 찾은 서울 노량진과 대학가 주변 부동산에서는 이같은 일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존 임대인이 룸메이트를 구하고 싶다고 중개업자에게 요청하면, 중개업자 측에서 세입자 면접을 보게 해주는 방식이었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고시원이나 오피스텔 등은 답답해 들어가길 꺼려하는 학생 및 직장인들에게 먼저 아파트 계약을 권한 뒤, 룸메이트를 찾아주기도 했다.

흑석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이현숙 소장은 “보증금이 적거나 아예 없고, 거주 기간도 집주인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다”면서, “반대로 집주인의 경우 세 부담을 덜기 위해 룸메이트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또 “서울 성북구 대학가에서는 기숙사가 부족해 이런 쉐어하우스 형태의 주거가 빈번하다”며, “주로 혼자 사는 노인 집에 20~30대가 들어와 사는 형태”라고 귀띔했다. 하숙과 같은 개념이지만, 집주인과 식사 등은 따로 한다는 점에서 하숙과는 또 다르다.

이렇게 룸메이트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대부분의 중개업자들은 집주인과 룸메이트에게 각각 소개비 명목으로 5만원 씩 받고있다. 일부 중개업자들은 법정수수료를 토대로 산정한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예컨대 룸메이트가 월세로 40만원을 내겠다, 집주인과 합의를 보면, 입주 전 약 16만원을 중개업자에게 수수료로 지불하는 식이다. 이에 한 중개업자는 이러한 거래를 두고 ‘틈새시장’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불법은 아니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이런 행위와 관련된 법안이 마련된 것도 아니지만, 금지법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미 과거에 있었던 현상이 전ㆍ월세 물량이 부족해지며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혜림ㆍ장필수 기자/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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