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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南北, 개성공단 임금 强대强 대치...치열한 법리논쟁까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남북이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임금 문제를 놓고 강대 강 대치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남북은 17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대상으로 각각 기업설명회와 현지법인장 소집 등을 통해 기업 설득에 나서려 했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입주기업과 영업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고 북한의 일방적인 최저임금과 사회보험료 인상 통보에 대해 ‘엄중한 사태’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강우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은 “북측이 임금의 결정권을 자신들이 가지고, 그동안 합의구조를 깨트린 것은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치”라며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이어 “이번 사태의 문제 해결 열쇠는 기업인 여러분이 쥐고 있다”면서 “단결해 정부와 함께 나간다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입주기업과 영업소 관계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북한도 이날 오전 입주기업 현지법인장들을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사무실로 소집해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려했다.

하지만 북한 측이 추진하려던 설명회는 이에 응하지 말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따른 기업들의 거부로 무산됐다.

남북은 북측 근로자 임금인상의 법·제도적 배경을 놓고도 치열한 논리공방을 펼치고 있다.

지난 12일 북한의 개성공단 지도기관인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은 최저임금 인상 등과 관련된 법적 근거에 대해 “우리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장해주는 규정으로서 우리가 진행한 법규 수정 사업은 정상적이며 합법적인 법제권행사”라면서 “우리 주권이 행사되는 개성공업지구에서 우리의 입법권을 남측과 협의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특히 “새로 정한 최저노임 기준은 높아진 우리 근로자들의 기술기능 수준과 생산성, 다른 나라 경제특구들의 수준에 비하면 아직도 매우 낮은 형편”이라며 “남측 기업인들의 경영형편을 충분히 고려한 아량 있는 조치로 남조선 당국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개성공단의 1인당 평균임금은 141.4달러로, 베트남의 193달러보다는 낮으나 캄보디아의 120달러나 방글라데시의 74달러 등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정부는 북한의 노동법규 수정 근거에 대해서도 남북 공동운영이라는 기본적 신뢰를 위반함으로써 공단 운영의 안정성을 훼손한 것으로 남북합의에도 위반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17일 기업설명회에서 “남북은 정상화 합의서, 공동위 구성·운영 합의서 등을 통해 임금 등 제도개선 문제를 공동위와 분과위를 통해 협의·해결하기로 합의했다”며 “북측은 남북간 합의를 위반하고 일방적으로 노동규정을 개정하고 시행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또 “개성공업지구법상 남북간 합의는 개성공업지구법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하위 시행령이라 할 수 있는 노동규정을 통해 남북 합의내용을 뒤집는 것으로 상위법인 개성공업지구법에도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북한이 최저임금과 관련해 일방 통보한 입장을 끝까지 고수할 경우,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경협보험금 지급까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혀 남북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또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협보험금은 개성공단 등 북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기업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보험금이 지급되면 기업은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게 돼 공단 폐쇄로 이어질 수도 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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