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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역 상습침수지역 사라진다
서울시, 삼성사옥~강남역 지하보도로 없애는 방안 추진…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 유입관로 신설도
서울시가 강남역 상습침수를 막기 위해 삼성사옥에서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지하연결통로(지하보도)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하보도를 만들면서 인근 하수관로가 역경사로 시공돼 물의 흐름을 막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강남역 일대 종합배수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오는 6월 말까지 ▷강남역 인근 역경사 하수관로 흐름 개선 ▷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 유입관로 신설 ▷고지대 빗물유입시설 확충 등 3대 긴급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긴급대책에는 강남역과 삼성사옥을 잇는 지하보도를 없애는 방안도 포함됐다. 지하보도가 설치되면서 인근 하수관로가 물의 흐름과 반대 방향인 약 1.8m 역경사로 시공돼 침수를 가중시킨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삼성사옥 건립 당시 관할 자치구인 서초구가 삼성사옥과 강남역을 연결하는 지하보도 설치를 허가했다. 특히 서초구는 삼성사옥 인근 하수관거가 역경사로 시공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강행했다.

서초구를 관리감독하는 서울시도 강남역 상습침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서울시는 이 같은 침수원인을 2010년부터 인지하고도 그동안 마련한 침수대책에선 제외했다. 비난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6년 동안 실효성 있는 대책을 미뤄온 셈이다.

김준형 서울시 하천관리팀장은 “삼성사옥 지하보도로 인해 비정상적인 하수도가 설치돼 하수도 기능을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면서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 삼성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강남역 침수원인으로 뒤늦게 삼성사옥을 언급하면서 서울시 판 ‘재벌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아울러 고지대인 역삼동에서 강남역으로 이어지는 역경사 관로구간(230m)에 분리벽을 설치하고, 서초2동 용허리공원 빗물저류조로 빗물이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폭 2.0m, 연장 155m 규모의 유입관로 1개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이 밖에 내년 6월까지 강남대로 일대 잘못 설치된 하수관거를 바로 잡기 위해 ‘배수구역 경계조정’을 완료하고, 2019년까지 서초 1ㆍ2동 빗물을 반포천으로 분산시키기 위한 ‘유역분리터널’도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강남역 외에 침수취약지역인 33곳에 대한 침수방지대책도 병행한다. 올해엔 성대시장 일대와 신촌현대백화점 일대 등 5개 지역의 사업을 완료하고, 2018년까지 광화문, 사당역, 신월동 일대 침수방지대책을 완료할 계획이다.

김학진 서울시 물순환기획관은 “2010~2011년 제시된 침수피해대책은 막대한 비용과 오랜기간이 걸려 추진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이번 대책들은 조기에 효과를 발휘하면서 공사비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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