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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푸드]커져가는 식용곤충 산업…소고기 보다 메뚜기가 건강식!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아침엔 우유에 말린 메뚜기 가루를 타먹고, 저녁엔 곤충 모듬 튀김에 와인 한잔’

인상 찌푸리며 바로 싱크대 배수구에 버릴 만한 메뉴가 아니다. 영양만점에 맛도 좋은 곤충 요리가 혐오식품을 넘어 삼시 세끼에 등장할 날이 머지 않았다.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 2013년 보고서에서 식용 곤충이 미래 식량 위기를 해소할 대안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사진 =FAO

그로부터 2년 지난 현재 지구촌 곳곳에서 곤충식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의 유명한 요리학교 르코르동 블루에선 지난 1월에 식용 곤충 세미나가 열렸는데, 개미를 넣은 진과 왕풍뎅이 버터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세미나에선 벌레에 튀김옷을 입히거나, 벌레의 엑기스만을 뽑아 쓰는 등 요리에서 곤충을 보이지 않게 감추는 요리법이 소개됐다.

그런가하면 태국에선 곤충농장이 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커가는 식용곤충 산업 =관광대국 태국에서 곤충 요리를 맛보는 건 어렵지 않다. 수도 방콕 등 도시시장 어디를 가나 곤충 요리를 판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몇년 새 태국에서 불고 있는 식용 곤충 무역 붐 등 태국의 곤충산업 실태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태국은 남아시아 최대 식용곤충 수입국이다.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에서 들여오는 식용곤충 수입량은 연간 800톤에 이른다. 또 중국산 번데기유충은 연 270톤 수입한다. 라오스는 태국에 대나무 애벌레를 연 153톤 규모로 수출, 연 320만달러의 소득을 번다.

사진 =닛케이아시안리뷰

태국 북부 농업지역에선 곤충농장이 늘고 있다. 북동부 지역 ‘이산’에는 귀뚜라미 농장만 해도 2만개, 곤충 우리만 22만개가 있다. 이들 농가에선 연간 7500톤의 귀뚜라미를 생산, 3000만달러(338억원)의 소득을 올린다.

이렇게 양산이 가능해진 이유는 번식과 부화 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다. 식용곤충을 배양하고 파는 일은 큰 노하우가 필요없어 다른 농축산 분야 보다 진출이 쉽다.

도시 수요 증가도 식용곤충 산업화를 부추겼다. 방콕 시내 슈퍼마켓에선 냉동 귀뚜라미, 냉동 메뚜기, 냉동 대나무 애벌레가 베이컨류 옆에 비치돼 있다. 특히 방콕에선 튀긴 메뚜기나 커리 소스에 버무린 개미알이 간식으로 인기가 좋다.

현지 한 곤충학자는 “식품 재벌 CP그룹이 식용 귀뚜라미 산업에 진입하려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아프리카에선 애벌레가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 된 지 오래이며, 일본의 고(故) 히로히토 천황은 쌀밥에 말벌과 간장과 설탕만 뿌려 즐겼다고 전했다.

▶왜 곤충식 인가? =FAO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 증가 속도로는 식량난은 피할 수 없는 재앙이다. 2050년까지 전세계 인구는 90억명으로 증가가 예상된다.

값 비싼 육고기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곤충은 단백질 덩어리이자, 비타민과 미네랄 공급원이다. 예를들어 귀뚜라미 100g에는 단백질이 13% 함유돼 있는데, 이는 삶은 달걀 한개와 맞먹는다. 게다가 소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점을 감안하면 곤충은 그야말로 친환경식이다.

룩스연구소에 따르면 2054년까지 단백질 대체식품이 전체 단백질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단백질 대체식품의 50%는 곤충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 =닛케이아시안리뷰

▶어떤 곤충을 먹을 수 있나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구상에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곤충 가짓 수는 1900여개라고 소개한 바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애용되는 식용 곤충은 딱정벌레, 나비와 나방, 꿀벌과 말벌, 개미, 메뚜기, 귀뚜라미, 파리, 모기, 물벌레류, 노린재 등이다.

▶곤충식 역사의 기원은 =인류는 곤충식과 역사의 궤를 같이 했다. 고대에 식문화는 종교와 연관이 깊었는데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에서 모두 곤충식이 언급돼 있어 흥미롭다.

성서에선 ‘오직 날개가 있고 네 발로 기어 다니는 모든 곤충 중에 그 발에 뛰는 다리가 있어서 땅에서뛰는 것은 너희가 먹을지니, 곧 그 중에 메뚜기 종류와 베짱이 종류와 귀뚜라미 종류와 팟종이(딱정벌레) 종류는 너희가 먹으려니와’(레위기11장22절)라고 먹을 수 있는 곤충을 제시한다.

‘요한은 낙타털 옷을 입고, 가죽 허리띠를 하고, 메뚜기와 야생꿀벌을 먹었다’(마가복음 1장6절)라며 사도 요한의 외양을 표현한 구절에도 나온다.

‘무슬림 하디스’를 비롯해 이슬람 경전에선 ‘메뚜기를 먹는 것을 허락한다’ ‘메뚜기는 알라의 군대이니 먹어도 좋다’라는 등의 문구가 등장, 사막 메뚜기떼 식용을 권장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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