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데이터랩] 신용등급 하향 추세 확산…외환위기 이후 최악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지난해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건수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4년 초 등급을 받은 373개사 가운데 1년 사이 신용등급이 변동된 업체는 15.0%인 56개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등급이 올라간 업체는 15개사, 내려간 업체는 41개사(부도 1곳 포함)였다. 등급 하락과 상승 건수는 1999년 이래 15년 만에 각각 최고, 최저치를 기록했다.

등급 하락은 등급군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투기등급 가운데 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은 전무한 반면 7개 기업은 등급이 떨어져 2000년대 후반 이후 지속되고 있는 투기등급의 하향 추세가 계속됐다. 투자등급 기업의 경우 등급이 떨어진 업체는 34개로, 전년(24개)보다 10건 늘었지만 등급이 오른 기업은 15개로 전년(25건)보다 10건 줄었다.

신용등급별 분포 현황. 자료 = 한국신용평가

업종별로도 등급 하락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등급이 내려간 41개사를 업종별로 구분하면 제조와 서비스, 금융부문에서 각각 20건, 15건, 6건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들 업종에서 신용등급이 올라간 경우는 각각 6건, 5건, 4건에 그쳤다. 상ㆍ하향건수를 등급보유 업체수와 대비한 등급변동성향(Rating Drift)은 제조업이 -10.1%, 서비스업이 -6.3%, 금융업이 -2.6%로, 이들 업종의 등급하향 기조가 전년 대비 더 강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금융업은 2013년까지 등급 변동 성향이 꾸준히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2014년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전반적인 등급하향 분위기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 해운, 조선업종의 지난해 등급하향 건수는 11개로, 2012년과 2013년 각각 16개, 17개에 비해 하락추세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양진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2010년(7개), 2011년(8개)에 비해선 여전히 하락 건수가 많아 이들 업종이 경기부진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판단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분석했다.

등급 전망도 밝지 않다. 중장기적 신용등급 방향성을 보여주는 아웃룩(outlook)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긍정적’으로 전망된 아웃룩 건수는 2013년보다 1건 줄어든 10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정적’ 전망은 30건으로 2013년(13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

단기적인 등급변동 가능성을 나타나는 와치리스트(watchlist) 역시 지난해 등록된 16개 업체 가운데 상향검토는 1건에 불과했지만 하향검토는 14건, 미확정검토는 1건에 달했다. 2013년(전체 16건 가운데 하향검토 12건)에 이어 부정적인 영향이 지속된 것이다.

양 연구위원은 “지난해엔 2010년 이후 등급하향 추세가 지속됐으며 업종을 가리지 않고 등급 하락이 전반적으로 확산됐다”며 “특히 외환위기 이후 최근까지 등급 변동 성향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었던 투자등급도 등급하향 기조를 피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