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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내일은 슈퍼리치! ⑦부동산계의 우버… ‘위워크’ 창업자 아담 노이만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김현일 기자] ‘공유’라는 개념을 내세운 서비스들이 기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여행자들에게 빈 집을 제공하는 숙소공유 앱 ‘에어비앤비(Airbnb)’는 기업가치가 하얏트 호텔을 앞질렀고, 차량공유 앱 우버(Uber)는 운송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번엔 사무실 공유다. 2010년 등장한 ‘위워크(WeWork)’는 빈 사무실을 임대해주는 사업으로 기존 부동산 업계의 판을 바꿔놓고 있다. 지난 2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50억 달러(2014년 12월 기준)다. 2012년에 몸값이 1억 달러였던 것에 비춰보면 3년 만에 50배 성장한 셈이다.
 
아담 노이만 위워크 창업자.(출처=위워크 홈페이지)

그 뒤에는 이스라엘 출신의 아담 노이만(Adam Neumann)이 있다. 위워크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그는 나이가 35세에 불과하다. 업계는 공유경제 모델로 30대에 억만장자가 된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33ㆍ자산 19억 달러)와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38ㆍ53억 달러)처럼 노이만도 곧 빌리어네어에 등극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노이만의 목표는 기업가치를 6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회사의 지분 20%를 갖고 있는 노이만의 자산도 빌리어네어의 기준인 10억 달러를 넘기게 된다.

▶예비 기업가들의 꿈 공작소 ‘위워크’=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이들에겐 당장 사무실을 마련하는 것부터가 걱정이다. 사업자금도 부족하고, 동업자도 몇 명 안 되는 상황에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사무실을 빌리는 게 망설여진다.

위워크는 건물을 임대해 이처럼 창업을 꿈꾸는 예비 기업가들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게 사무실로 재대여해주고 있다. 가장 저렴한 것은 공용공간에 놓인 책상(hot desk)이다. 월 229달러를 내면 대학교 도서관처럼 여러 명이 사용하는 긴 책상에 앉아 일을 할 수 있다. 월 400달러인 연구실(lab)은 공용공간과 달리 유리 칸막이로 분리가 돼 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소음을 피하기 위해 많이 이용한다.

위워크에서 가장 저렴한 공용공간의 책상(hot desk).(출처=위워크 홈페이지)

인원 수에 맞춰 개인 사무실(office)도 빌릴 수 있다. 1인용 사무실은 월 700달러, 7인용은 월 5000달러로 다양하다. 역시 유리벽이 둘러져 있고, 창문의 유무나 방향 등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다르다.

회원들은 인터넷부터 프린터, 택배 서비스 등을 제공받으며 화상회의가 가능한 회의실도 맘껏 이용할 수 있다. 무료로 제공되는 맥주와 게임기 그리고 독특한 인테리어 디자인은 위워크 사무실을 보다 창의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예비 기업가들이 온전히 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하는 것이 위워크의 목표다.

▶ 앱 하나로 전 세계 빈 사무실 현황 한눈에=5년 전 뉴욕 소호의 삐걱거리는 마룻바닥 위에서 시작한 위워크는 이제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무실 임대 사업자가 됐다. 작년 매출은 약 1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는 4억 달러 이상을 목표치로 잡고 있다.

2013년까지 9곳 뿐이었던 지점은 현재 13개 도시 37곳으로 늘어났다. 보스턴과 시애틀, LA 등 미국 주요 도시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 이스라엘 텔아비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해외에도 지점을 두고 있다. 내년까지 60개 지점으로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 달에 두 곳씩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위워크 시애틀점의 연구실(왼쪽)과 회의실.(출처=위워크 홈페이지)

회원들은 앱을 이용해 전 세계 모든 지점의 회의실 예약 현황을 볼 수 있다. 출장이 잦은 이들에겐 더욱 편리하다. 오늘은 뉴욕, 내일은 런던에서 비즈니스 미팅이 있다면 앱으로 간편하게 위워크 각 지점을 예약하고 사용할 수 있다.

▶ ‘우리는 일한다(WeWork)’에 담긴 속뜻=노이만은 새 직원을 뽑을 때 반드시 직접 인터뷰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위워크가 기존의 부동산 사업자들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강조한다. 특히 회사명의 ‘우리(we)’라는 단어엔 노이만이 가장 중요시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노이만은 싱글맘 밑에서 자랐다. 엄마가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하는 동안 노이만도 잠깐 미국 생활을 했다. 2년후 가족은 다시 이스라엘로 돌아와 가자지구 접경지대 인근 니림 키부츠(생활 공동체)에 들어갔다. 키부츠란 ‘집단’을 뜻하는 히브리어로, 자발적으로 가입한 이들이 이곳에 들어와 집단노동과 공동소유 방식에 따라 생활했다. 아이들은 18세까지 부모와 떨어져 따로 집단생활을 하면서 철저히 공동체 교육을 받았다. 노이만은 여동생과 함께 이곳에서 혹독하게 집단생활을 경험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의무군복무 제도에 따라 노이만은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한다. 수천 명의 지원자 중 행동이 가장 느려 뒤처졌지만 ‘팀 빌딩 미션’에서 노이만은 자질을 발휘했다. 키부츠에서의 집단경험이 도움이 됐다. 결국 600명의 합격자 중 마지막으로 그의 이름이 불렸다. 노이만은 졸업할 땐 3등으로 학업을 마쳤고, 5년간 군 생활을 했다.

위워크의 사무실은 유리벽으로 돼 있어 누구나 안을 들여다 볼 수 있다.(출처=위워크 홈페이지)

이스라엘에서의 경험은 그가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 위워크 사무실이 온통 유리벽으로 돼 있는 것도 그의 의도가 담겨 있다. 누가 무엇을 하는지 서로 볼 수 있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같은 층 사람들끼리 안면을 트고 어울리게끔 하기 위한 것이었다.

위워크에는 다양한 업종의 기업가들이 들어와 있다. 여기서 내가 하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업체를 만날 수도 있고,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이를 테면 내 사업체의 앱을 만들어 줄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만날 수도 있는 것이다. 노이만은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가들을 한 곳에 모아 서로 인맥을 만들어주고자 했다.

일일 단위나 주 단위로는 사무실을 대여해주지 않는 이유에 대해 노이만은 “그러면 돈은 더 벌 수 있겠지만 여기 온 기업가들이 다른 사람들과 충분히 교류하고 인맥을 만들 수 없다”며 “그래서 최소 한 달 단위로 대여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위워크는 정기적으로 워크숍과 파티를 열어 회원들끼리 친목을 다지고, 사업 아이디어에 대해 서로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와 투자자들과의 만남도 주선한다. 인맥은 위워크가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이다.

▶최종 꿈은 우주 진출(?)=아동복 판매로 첫 사업의 발을 뗀 노이만은 위워크의 전신 그린 데스크(Green Desk)에 이어 위워크를 성공시키면서 주목받는 젊은 기업가가 됐다. 이제 위워크는 잠재적인 IPO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기가 도래하면 위워크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비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단추 두 개를 풀어놓은 셔츠 그리고 올 블랙 패션은 아담 노이만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에 대해 노이만은 과거 그린 데스크(Green Desk)를 경영하면서 “경기가 안 좋을 때 사무실 공유에 대한 수요가 오히려 더 높다는 것을 경험했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노이만의 최종 꿈은 거대하다. 그는 예전에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를 경영하는 엘론 머스크를 잠깐 만난 적이 있다. 머스크는 “2030년까지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이만은 만약 머스크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우주에 위워크를 세우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모국 이스라엘에서 배운 ‘우리(we)’라는 가치를 지구 밖 우주에도 전파하겠다는 야심이 그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가 걸어온 길
*1980년 이스라엘 텔아비브 출생 → 2001년 미국 뉴욕시립대 버룩 컬리지 입학 → 2007년 아동복 회사 에그 베이비 설립 → 2008년 그린 데스크(위워크의 전신) 설립 → 2010년 위워크 설립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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