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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에 겐자부로 “평화헌법 부정하는 움직임에 반대한다”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일본이 패전이후 70년동안 평화헌법을 지켜오고 있는데 최근 그런 헌법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게 사실입니다, 저는 그런 움직임에 반대합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이자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인 오에 겐자부로(80)가 아베 정부의 자위대 확대와 관련,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일본 평화헌법을 수호하는 9조회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오에 겐자부로는 13일 오전 서교동 ‘카페콤마’에서 문학동네가 출간한 근작 ‘익사’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전후 일본사회의 불안, 천황제와 군국주의, 평화와 공존을 주제로 많은 글을 발표하며 참여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온 그는 특히 소설 ‘익사’를 통해 천황제 국가주의와 우익 이데올로기의 상징인 아버지와 전후세대인 주인공을 통해 일본이 어떻게 자기극복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해야 하는지를 그려냈다.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지식인인 오에 겐자부로가 13일 오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장편소설 `익사`의 국내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는 과거사 부정과 우경화, 헌법 개정 등을 추진하는 아베 총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해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고 있다.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1994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문인이자 지식인인 오에 겐자부로가 13일 오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장편소설 `익사`의 국내 출간기념 기자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오에 겐자부로는 과거사 부정과 우경화, 헌법 개정 등을 추진하는 아베 총리에 대해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해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

오에 겐자부로는 이 자리에서 “소설 속 아버지를 통해 천황이 중심이 돼 전쟁을 일으킨 어른들의 일본에 대한 태도를 그리려 했다. 아버지는 우익적, 전통적, 천황중심 이데올로기를 지닌, 군인보다 더 천황중심 국가주의에 빠진 인물이다. 일본 전통을 상징하는 존재가 익사함으로써 전통적 일본의 멸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천황에 대한 불경소설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익사’에는 오에 겐자부로의 여성관을 대표하는 여성 우나이코가 등장한다. 19살에 큰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한 연극배우 우나이코는 ‘익사소설’을 쓰는데 실패하고 아들과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겨 실의에 빠진 코기토를 다시 붙들어주는 협력자로 등장한다. 또 어머니와 여동생은 나의 비판자로 등장한다. 국가를 둘러싼 논의의 장에서는 배제된 이들이 비판자로서 남자와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건강성을 회복하는 주체로 등장한 것이다.

오에 겐자부로는 “근대 이후 지금까지도 여성은 폭력에 노출돼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천황제의 가부장적 남성주의와 국가주의에 떠받쳐진 측면이 있다.”며, “소설 안에 여성들의 표현에는 이런 비판적 자괴감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위안부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며, 이와 관련, “일본 국회의 속죄가 필요하다. 식민지 여성을 동원하는데 범죄적인 수단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일본 정부나 일본이 충분히 사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 국가의 사죄를 촉구했다.

오에 겐자부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문학인생을 3기로 나눠 설명했다. 전쟁말기, 패전후 어린이와 청년의 시각으로 일본사회를 그린 1기, 장애인 아들이 태어나면서 아들과 부부의 문제를 사소설 형식으로 담아낸 2기에 이어, 객관적인 소설에 사소설적인 스타일을 함께 담아낸 3기로 구분하고, 지난해 ‘만년 양식집’을 끝으로 소설인생을 끝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앞으로 집회 원고식의 사회메시지를 담은 글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글쓰기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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