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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59세에 9급 공무원의 길…서초구청 권호진 씨]“국민 위해 봉사하는 자리 매력적”
“외국계보험사 CEO 출신…인생 2막
“야근 일쑤 나이어린 선배들 짠하죠”


공무원 응시 연령 제한이 사라지면서 서울 서초구청에 진풍경이 벌어졌다.

주인공은 지난 1월26일 임명된 9급 공무원 권호진<사진>씨. 일자리경제과에 배치된 권 씨의 나이는 만 59세다. 권씨는 올해 공직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정년은 만 60세로 그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2년 채 남지 않았다.

권씨는 외국계 금융회사인 에이스아메리칸 화재해상보험에서 25년간 근무를 하면서 최고경영자(CEO) 자리까지 꿰차며 승승장구했다. 권씨는 “고졸 출신 성공신화의 주인공인 BMW코리아사장 김효준 씨가 당시 신입시절 ‘사수’였다”고 귀뜸했다.


2002년 CEO 당시 억대 연봉을 받던 권씨는 고문, 감사까지 2~3년 더 근무한 뒤 퇴직했다. 2007년에는 수원 영통에서 영어 전문학원을 운영하다 2012년부터 공무원에 도전했다.

이순(耳順)을 앞두고 공무원 도전한 계기를 묻자 그는 “공무원만큼 명예로운 직업이 없다”며 “이윤을 목표로하는 일반기업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리가 더 매력적이라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무원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2013년 시험에서 첫 고배를 마셨다. 이듬해 젊은이들과 경쟁해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재도전해 경기도 지방직과 서울시 행정직에 연달아 합격했다.

잠시 성남시 한 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다 좀 더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서울로 자리를 옮겼다.

권씨는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서초구청 인사과와 사전 면담을 통해 일자리경제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일자리 창출 및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권씨는 “일자리 창출에 관한 아이디어를 늘 고민하고 있다”며 “과중한 업무에 선임들은 야근하기 일쑤고 일 자체도 너무 빡빡해 나이 어린 선배들을 보면 늘 안타깝다”고 했다.

서초구는 교육을 통해 다양한 자격증 취득부터 취업알선까지 맞춤형 취업 원스톱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권씨는 “은퇴 후 자포자기하지 말고 직업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걸 추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력단절 여성과 퇴직한 중장년층 중심인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청년층ㆍ고위직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이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듯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해야 기업ㆍ사회가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씨는 퇴직 후에도 또 다른 일을 찾아나설 계획이다. 권씨는 “청년고용ㆍ저출산 등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좀더 공부를 해 공무원 현장 경험까지 살려 국민행복제안 같은 정부 정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원혁 기자/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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