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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실업 100만명시대, ‘원데이클래스’ 뜬다…취업 불황에 ‘재능’ 파는 청년들
[헤럴드경제=박혜림ㆍ장필수 기자] #. 세라믹 아티스트 김소영(29ㆍ여) 씨는 지난해부터 20~30대를 대상으로 도예를 가르치고 있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다녀온 뒤 선택한 길이었다. 한때 취업을 해볼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취업시장이 불황이기도 했고, 자기 발전도 없는 것 같아 마음을 접었다. 김 씨는 “무엇보다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빙하기’라고까지 불릴 만큼 취업 시장은 꽁꽁 얼었고, 그렇다고 창업을 하기엔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은 청년들이 요즘들어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윤을 낼 수 있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자신의 재능을 기반으로 한 ‘원데이 클래스(one day class)’가 바로 그것이다. 

사진출처: 이보배 씨 제공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일일체험 수준으로 도예공방이나 요리교실 등에서 주로 진행됐던 원데이 클래스는 최근 맥주나 향수 제조, 근육통 스프레이 제조 등 다양한 내용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소도 카페나 스터디룸처럼 대관료가 저렴하거나 거의 들지 않는 곳이 많다. 김 씨처럼 공방을 차리는 경우도 있지만, 월세를 낼 필요도, 인테리어를 할 필요도 없어, 뜨개질, 향초 만들기처럼 간단한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장소다.

하루 수업료로 보통 2만~4만원 가량을 받는다. 한 강좌당 적게는 2명, 많게는 10명 가량의 수강생이 모인다. 대부분 지속적으로 뭔가를 배우기엔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자기계발은 하고 싶어하는 20~30대다. 그렇다보니 수입도 들쑥날쑥이다. 하지만 눈치 볼 상사나, 거래처 등이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다는 점 등이 큰 장점이다.

실제로 캘리그라피(Calligraphy)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이보배(24ㆍ여)씨는 취업 준비를 하다가 원데이 클래스 강사로 활동하게 됐다. 취업 불황에 대한 걱정도 없잖았고, 굳이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다.

가욋벌이처럼 시작하다 본업보다 수입이 더 좋아 직업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최근까지 직장인이던 유명 여성 뷰티 블로거 A 씨는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와 본격적으로 유튜브에서 메이크업 강의를 시작했다. A 씨는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식히려 시작한 유튜브 광고 수입이 회사 월급보다 나아, 더는 직장을 다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학과 교수는 “청년들의 원데이 클래스 개설은 고용 불안정과 더불어 아마추어리즘이 짙어지는추세도 한 몫 하고 있다”면서 “자신이 배운 지식을 나누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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