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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차별 주도 ‘증오 단체’ 줄어든 미국…실상은 지하 세력화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주도하는 ‘증오 단체(hate groups)’의 수는 줄어들었으나 이것이 세력 약화를 뜻하기보다는 이들 조직이 지하에 숨어들어 활동하기 시작한 것을 뜻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남부빈민법률센터(SPLC)가 발표한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2년 연속 미국 내 증오 단체의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에서 2014년 사이 증오 단체의 수는 17% 감소해 200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전되는 경제 상황, 강화된 법, 내부의 리더십 문제,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데 드는 높은 사회적 비용 등이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SPLC는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정부 음모론 등을 제기하며 활동하는 ‘애국 단체(patriot groups)’의 수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12년 1360개에서 최근 874개로 줄어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만을 보고 이들 세력이 와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고서는 증오 단체 수가 줄어든 데에는 전체 수의 절반 이상이 감소한 KKK의 수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나 이들이 조직을 해체했다기보다는 공개적인 홍보 활동을 중단하고 지하에서 활동하는 형태로 변모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KKK는 백인우월주의 단체로 흑인 등 유색인종을 상대로 구타, 린치, 방화 등의 테러를 저지른 악명 높은 조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수는 2010년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에 따라 221개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한 해 전에 비해 163개 줄어든 72개로 집계됐다. 현재 KKK 단원으로 활동하는 미국인의 수는 5000~8000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SPLC는 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조직에 속하지 않고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의미하는 ‘외로운 늑대’ 형태로 활동하는 것도 증오 단체 수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KKK의 전 지도자 돈 블랙이 만든 백인 우월주의자 웹 사이트에 등록한 회원의 수는 2008년 이후 거의 두 배로 뛰어 현재 30만명에 이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2009년 이후 발생한 테러 공격의 90%가 개인 혹은 둘이 짝을 지어 벌인 것이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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