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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수사당국, "체첸 군 출신이 넴초프 살해 기획"...야권 반발
[헤럴드경제] 러시아 수사당국이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살해 사건이 체첸공화국 출신 전직 내무군 군인들에 의해 기획됐으며 다른 배후는 없다는 잠정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인터넷 통신 ‘로스발트’는 10일(현지시간) 수사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넴초프 살해가 체첸 내무군 부대에서 근무했던 자우르 다다예프와 베슬란 샤바노프가 기획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다다예프는 다른 피의자들과 함께 체포돼 구속수사를 받고 있으며, 샤바노프는 경찰의 체포 시도 과정에서 수류탄을 터뜨려 자폭했다.

수사당국 관계자는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와 목격자들의 증언, 피의자들의 진술 등을 고려할 때 넴초프 살해는 다다예프와 샤바노프에 의해 기획됐으며 다른 배후는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넴초프 살해 배후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중이지만 이를 뒷받침할만한 객관적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발트는 앞서 다다예프가 예언자 무함마드와 러시아 무슬림에 대해 넴초프가 비판적 발언을 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프랑스 샤를리 에브도 잡지 테러 사건 이후 넴초프 등의 잡지사와 테러 피해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에 분노를 느꼈으며, 이를 응징하고 체첸 등에서 스스로의 권위를 높이려 범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수사당국 역시 그동안 다른 가능성과 함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넴초프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혀 왔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도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다다예프 등의 피의자들이 샤를리 에브도 사건과 관련한 넴초프의 발언 뒤 그를 살해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하면서 크렘린과 체첸 지도부에 대한 넴초프의 비판적 발언도 범행 동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야권은 수사당국의 이 같은 결론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넴초프와 함께 야권을 이끌어온 일리야 야쉰은 넴초프 살해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쉰은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범행에 캅카스의 흔적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샤를리 에브도 사건 때문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넴초프는 샤를리 에브도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에 대한 토론에서 그는 중요 인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크렘린 궁 인근에서 벌어졌다는 점에서 넴초프 살해는 아주 과시적인 살해”라며 “범인들이 정부나 보안기관의 지원 없이 이런 범행을 저지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야권 지도자들도 푸틴 대통령과 크렘린궁을 비판해온 넴초프가 정치적 보복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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