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관광 1번지’라는 과거의 명성을 잃어버린 부산 태종대 일대를 체험형 융복합 해양생태 관광지로 육성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9일 부산발전연구원이 발표한 ‘태종대, 융복합 해양생태 관광지로 육성’ 보고서에서는 태종대를 단순한 관람형 관광지에서 모험과 체험이 가능한 체험형 관광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태종대가 신비하고 경이로운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1970년대 우리나라 관광 1번지였지만 옛 명성을 잃고 경관 감상 일변도의 단순 관광지로 격하됐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태종대를 다양하면서도 독특한 특성을 지닌 생태관광자원들이 집적돼 세계적으로 경쟁 우위에 있는 관광지라고 평가하고 현재 그 가치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태종대가 생태관광으로 특화할 수 있는 목적형ㆍ체류형 관광지가 아니라 단순한 경유지로 전락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생태관광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신비하고 경이로운 자연을 모험하고 체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생태관광 수요가 세계 곳곳에서 급증하고 있다’며 ‘태종대도 이 같은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생태관광지로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태종대는 숲, 해안 지질명소, 바다 등 다양한 생태자원을 간직하고 있어 부산의 거점 생태 관광지로 육성하기에는 최적지라며 태종대에 숲과 지질명소와 바다를 연계하는 융복합 생태관광 인프라를 조성하고 북항과 남항의 관광자원을 네트워크화하면 부산 원도심 중심의 글로벌 해양관광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보고서에서는 급경사지에 협궤열차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관광객들이 협궤열차를 타고 바다와 숲을 조망하는 것은 물론 노약자의 이동수단으로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또 절벽 한 쪽을 고정한 캔틸레버 형태의 탐방시설, 희귀 자원을 활용한 지질박물관 건립, 관광형 바다목장 조성 등을 보고서는 추천했다.
송교욱 부발연 선임연구위원은 “태종대를 목적형ㆍ체류형 관광지로 발전시키려면 박물관 같은 교육ㆍ홍보시설, 방문자센터와 같은 거점시설, 생태자원 탐방ㆍ모험ㆍ체험 시설, 야생동식물을 관찰하고 접할 수 있는 학습시설 등도 필수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공 주도의 관광사업은 투자규모의 한계와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워 다양하고 규모 있는 관광개발에는 어려움이 존재한다”며“태종대를 세계적인 융복합 생태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현행 공공 주도 관광개발에서 탈피해 민간 주도형 관광개발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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