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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육군 소령에 7억 뜯어낸 1인 3역의 女 보육교사
실수로 전화번호 눌렀다 접근…변호사로 행세 수시로 돈빌려
육군 소령 A (37) 씨는 지난 2012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실수로 번호를 잘못 눌렀다”며 사과하던 전화 너머의 여성은 A 씨에게 “목소리가 참 좋으시네요”라며 호감을 표시했다. A 씨 역시 자신을 ‘송다솔’이라고 소개하고 살갑게 다가오는 이 여성이 싫지 않았다. 이후 두 사람은 종종 연락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다. 그로부터 6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같은 번호로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다솔언니는 죽었어요, 저는 쌍둥이 동생인 송다인입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언니의 죽음을 전하는 ‘다인’이라는 여성에게 연민을 느겼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 씨는 A 씨에게 “로펌 선배가 카지노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1500만 원 정도를 2주간 빌려주면 이자를 300만 원 더해서 갚는다고 한다”며 돈을 빌려줄 수 있냐고 물었다. A 씨는 이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좋은 투자 기회라고 생각했고, 다인 씨에 대한 연민을 더해 전 재산을 털어 돈을 건넸다.

다인 씨는 기한에 맞춰 종종 A 씨에게 돌려주며 점차 빌리는 액수를 늘려갔다. A 씨는 다인씨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하면서 돈놀이에 재미를 느꼈다. 이렇게 100여 차례에 걸쳐 다인 씨가 A 씨에게 빌린 돈은 7억5100만 원으로 불어났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다인 씨의 채무변제는 점점 늦어졌다. 5억 원 가량을 갚았지만 여전히 갚지 못한 돈이 2억 원이 넘었다. 제 때 이자를 주지 않는 일도 늘어났다.

초조해진 A 씨는 돈을 갚을 것을 독촉했다. 다인 씨는 ‘외삼촌이 현역 군장성’이라고 말하며 A 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의심이 이어지자, 느닷없이 A 씨를 군 검찰에 ‘고리대금업’을 했다며 고소했다.

송 씨의 고소로 군 내에서 비난을 받던 A 씨는 억울한 마음에 다인 씨를 형사고소했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송다인도, 쌍둥이 언니인 송다솔도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인물이었던 것. 직업도 변호사가 아닌 보육교사였다. 외삼촌이 군 장성이라는 말도 거짓말이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5일 사기혐의로 송 씨를 구속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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