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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 데이터> 권토중래 나선 박삼구…재계 첫 부도옹(不倒翁) 사례 될까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이 권토중래(捲土重來)의 나팔을 불었다. 2010년 워크아웃으로 그룹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겨준 지 5년만이다. 성공하면 재계에서 보기 드문 재기 사례다. 모든 것을 건 싸움이다. 승리를 자신하지만, 승부는 벌여야 한다.

박 회장의 인생은 승부의 연속이다. 2002년 금호그룹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금호산업에서 금호타이어를 떼 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2004년에는 그룹 이름을 금호아시아나로 바꾸고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한다. 하지만 인수합병(M&A)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금난으로 이어지고, 가족 간 경영권 분쟁까지 겪으며 2009년 회장직에서 물러난다. 하지만 2010년 3300억원의 사재출연으로 경영권을 위임받는다. 그리고 4년만인 지난 해 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은 워크아웃 졸업 자격을 얻는다.

박 회장을 보는 시각은 크게 둘이다. 무리한 M&A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시각과, 결자해지(結者解之)로 그룹 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이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까지 연쇄로 인수한 것은 잘못이라고 인정한다. 차라리 대한통운만 인수했어야 한다는 견해도 많다. 동시에 지난 4년간 백의종군(白衣從軍)하며 그룹 정상화를 이끌어 낸 공이 크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이번 재기전은 박 회장이 과거를 쇄신하고 새로운 평가를 받을 계기다. 때마친 데자뷰(déjà-vu)도 많다.

예전에도 박 회장은 대우건설을 인수하고, 대우건설 자산을 바탕으로 대한통운을 사들였다. 이번에도 금호산업 과반 지분을 확보하면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갖게 되고, 아시아아항공의 자금력으로 금호고속을 인수해야 하는 연쇄형 구조다.

인수자금이 빠듯한 점도 닮았다. 박 회장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주가옵션을 달아 돈을 빌렸다. 당시로서는 꽤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이번에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우선인수권이 각각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있어 유리해 보이지만, 그만큼 다섯 경쟁자가 인수가격을 높이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금호산업 인수에 필요한 돈은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보유중인 금호타이어 주식 등을 활용한 기발한 방법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크다.

승부는 이르면 상반기 중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박 회장이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부도옹(不倒翁)의 면모를 보여줄 지 온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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