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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유명무실 예술단체 대표 ‘면직권’ 되살린다
-시의회, 면직사유 구체화해 강제성 강화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지난해 말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내홍을 계기로 서울시장이 산하 예술단체 대표이사를 해임할 수 있는 ‘면직권’을 되살리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도 서울시장은 산하 예술단체의 이사장이나 대표이사를 임명하거나 면직할 수 있는 ‘임면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임명권’만 행사할 뿐 ‘면직권’은 유명무실하게 운영돼 왔다. 서울시의회는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시장이 실질적으로 면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김용석 시의원(서초4ㆍ새누리당)은 서울시장이 산하 예술단체의 이사장과 대표이사를 임기 중 면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유가 담긴 ‘서울시 출연 예술단체 설립ㆍ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현행 조례는 시 산하 예술단체의 이사장이나 대표이사에 대한 서울시장의 ‘임면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면직사유를 구체화하지 않아 서울시장이 면직권을 행사하는데 인색했다.

서울시장 역시 자기 사람을 심을 수 있는 임명권에만 관심을 뒀을 뿐 면직권 행사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 자기가 임명한 사람을 임기 중에 해임하는 것 자체가 인사 실패라는 무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터진 서울시향 내홍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시는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의 막말ㆍ폭언 문제를 한달전에 접수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12월 초 서울시향 단원들의 집단 폭로로 사태를 악화시켰다.

이후에도 박원순 시장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면직권 행사에 소극적이었다. 당시 박 시장이 박 전 대표를 임명할 때 ‘삼고초려로 모셔올’ 만큼 공을 들였다는 얘기가 파다했다. 박 시장이 박 전 대표를 해임할 경우 스스로 인사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 된다.

개정조례안은 면직권 행사에 강제성을 부과한 측면이 크다. 내용을 보면 시 산하 예술단체의 이사장이나 대표이사가 ‘중대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거나 심각한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원활한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서울시장이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김용석 시의원은 “서울시장에게 한손에는 권한을 주면서도 다른 손에는 의무감을 주는 것”이라면서 “부적절한 인사에 대한 면직권을 지체 없이 행사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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