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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인터뷰]서인국, 가수와 배우 사이
분명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통해 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로 시즌 여섯 번째를 맞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 격인 케이블채널 엠넷(Mnet) '슈퍼스타K'(2009)의 첫 번째 우승자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같은 해 데뷔곡 '부른다'를 발표했고, 이후 '사랑해 U' '애기야'를 시작으로 꾸준히 음반을 내놓고 무대 위에 올랐다.

돌연 영역을 확장했다. KBS2 드라마 '사랑비'(2012)로 시동을 걸었고 같은 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로 신드롬을 이끌었다. 이후 MBC 드라마 '아들 녀석들'(2012),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2013), tvN '고교처세왕'(2014), 그리고 최근 종영된 KBS2 드라마 '왕의 얼굴'에 이르기까지, 이 정도면 신인 배우로서도 눈에 띄는 활약이다.


노래를 부르며 나타난 그는 어느새 배우로서도 입지를 굳혔고, 이제는 '가수'와 '연기자' 그 어느 것도 어색하지 않은 위치에 섰다.

가수 겸 배우 서인국의 이야기다.

OST를 제외하고 '가수 서인국'으로의 음반은 지난해 5월 내놓은 '봄 타나봐(BOMTANABA)'가 가장 최근이며, '배우 서인국'으로서는 지난달 '왕의 얼굴'로 사극 첫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배우와 가수의 중앙선에 서 있는 서인국을 만났다.

"꿈에서 깬 기분이에요. 첫 시대극인데다, 한복을 입고 연기하는 건 상상도 못했죠. 말투와 감성에 젖어 들어 작품 속의 사람이 된다는 것이 끝나고 나니까 마치 꿈에서 깬 느낌입니다."

가장 최근 기억인 '왕의 얼굴'을 마친 소감을 물었더니, 이 같이 답했다.

"현대극이라면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빠져나올 수 있었을 텐데 시대도 다르고 말투도 완전히 달라서 꿈에서 깼다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아요."


◆ 배우 서인국

'왕의 얼굴'은 가장 추울 시기에 촬영을 진행해 고충이 컸을 테지만, 더군다나 처음 접해보는 사극이라는 장르가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도 서인국에게는 그저 '즐거운 기억' 뿐이다. "꿈에서 깬 느낌"이라는 로맨틱한 대답이 이를 입증한다.

"출연 배우들과는 더 돈독해졌어요. 긴 시간 정말 영광이었고, 그 안에 있었다는 게 행복할 따름입니다. 우선 사극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 작품을 통해서 여유를 많이 배우게 됐습니다. 물론 촬영 스케줄이 여유롭게 진행된 건 아니지만, 또 목숨의 위협을 받는 등 극 중 상황도 긴박하게 흘렀지만 현장 분위기가 워낙 현실과 떨어져 있는 느낌이라 더 그랬던 것 같아요. 말투 역시 항상 빠르지 않게 천천히 '그래~' 혹은 '그랬구나~'하는 식이라 심적으로도 여유를 갖게 됐죠."

또 하나 배운 건 '주연으로서의 책임감'이다.

"주연이 처음은 아니지만, 공중파 주인공을 하면서 시청률에 대한 현장 분위기를 무시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그 분위기에 휩쓸리면 현장 스태프들도 같이 흔들리고, 그래서 주연으로서 해야 할 일과 책임감을 크게 느끼며 또 하나 배우게 됐죠."

시청률의 아쉬움은 '유종의 미'로 달랬다.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버틸 수 있었던 건 이전 작품을 통해 호흡을 맞췄고 돈독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는 배우 이성재의 도움이 컸다.

"이성재 선배님이 계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감사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서 더 친해진 것 같아요."

이로써 서인국은 배우로서 또 한 뼘 성장했다. 처녀작부터 '연기력 논란' 따윈 없었던 그이지만, '연기'는 늘 어렵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모르겠어요. 그리고 지금 이런 걸 생각하는 것 자체가 웃기죠. 아직까지 생각할 단계는 한참 멀었고요. 단순한 욕망에 대한 수준이에요. 열심히 할 때이고, 깊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만, 더 큰 꿈을 꿀 수는 있게 됐다.

"아무래도 기회가 많아지겠죠? '왕의 얼굴'을 기점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질 것 같아요. 사극에 대한 욕심도 생겼고요. 이번 작품을 재미있게 했기 때문에, 물론 힘든 건 정말 힘들었지만 또 나름의 고통스러운 맛이 있더라고요(웃음)"


◇ 가수 서인국

이젠 무대 위 마이크를 잡은 모습도, 또 작품 속 다른 인물로 살아가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대중들이 자신을 '가수' 혹은 '연기자',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바라본다면 "그건 대중의 몫"이라는 반응이다.

"저는 생각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도 그러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요. 연기와 노래,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죠. 혹 연기자로서의 모습이 더 익숙하다면, 그 부분이 부각됐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보는 분들이 판단해주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음악 작업은 계속하고 있어요. 일본에서 정규 음반도 내놓고, 작사와 작곡도 틈 나는 대로 하고 있죠."

올해는 '가수 서인국'의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연기자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진 만큼 가수로서의 포부도 남다르다.

"이번에는 시기에 쫓겨서 음반을 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작사, 작곡을 한 노래들로 채워서 들려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시간을 좀 두고 있습니다.

'언제 나옵니다'라고 장담은 못하겠어요. 이번엔 곡을 저의 이야기를 채우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작업을 하면서 좋은 곡이 나오면 바로 내놓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좀 더 길게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롯이 서인국의 이야기로 채워진 음반, 기대된다. 하지만 그가 만든 곡이라고 해서 모든 곡들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겠다는 건 아니다. 누군가의 곡을 받아서 부르는 것이 아닌, 자신이 손수 만들어 '싱어'를 넘어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음악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나만의 무언가를 하겠다는 마음이 확실히 들었어요. 아직 뚜렷하게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살아오면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라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은 게 지금 저의 마음이에요. 거기엔 사랑, 이별 이야기도 있겠죠. 그런데 사랑과 이별에 제가 겪은 실제 경험을 넣고 싶지는 않아요, 아직은. 영화와 책을 통해, 또 주위의 연애 이야기를 들으면서 풀어내고 싶습니다."

당분간은 곡 작업과 차기작 검토, 그리고 해외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2015년을 알차게 보낸 뒤 희망찬 30대를 맞는 것이 서인국의 바람이다.

"저만의 취미 생활로 새로운 걸 하나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혼자 여행도 다녀올 예정이고요. 그러면서 새로운 30대를 맞이해야죠(웃음)"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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