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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페이 돌풍 바라보는 카드업계 ‘두 마음’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삼성전자가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의 90%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인 삼성페이를 선보이자 카드사들은 오프라인에서의 모바일 결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핀테크 주도권을 IT 기업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 대부분이 삼성페이 참여를 선언했다. 당초 삼성전자와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온 신한ㆍ삼성 ㆍKB국민ㆍ현대ㆍ롯데ㆍNH농협카드 등 앱카드 협의회 6개사는 물론, 우리카드와 함께 하나ㆍBC 카드 등 유심형 진영 카드사들도 참여를 확정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컨벤션센터(CCIB)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15’를 열고 ‘삼성페이’ 출시를 공식 발표한지 이틀만이다.

이처럼 앱카드ㆍ유심형 진영을 막론하고 카드사들이 삼성페이에 주목한 것은 삼성페이가 기반하고 있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의 호환성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인수한 루프페이(Loop Pay)가 개발한 이 기술은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POS)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면 미리 등록된 신용카드 정보를 고주파로 단말기에 쏘는 방식이다. 이미 90% 이상의 가맹점이 마그네틱 결제 단말기를 갖추고 있어 삼성페이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당장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들고 나가도 불편 없이 결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삼성페이는 사용자가 일일이 앱카드를 구동시켜 바코드를 띄운 후 직원에게 건네 줘야 하는 앱카드 모바일 결제 과정도 간편화 했다. 삼성페이 사용자가 스마트폰의 하단부를 스와이프(swipe)하면 미리 등록된 카드가 뜨고 지문인식 기능이 있는 홈버튼에 손가락을 대 본인인증을 한 뒤 POS 단말기에 가져다 대면 바로 결제가 이뤄진다. 지갑에서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 대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는 평가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가 기존의 모바일 카드들이 가지고 있던 단점들을 일시에 해결해 준 것은 확실하다”며 반색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삼성페이를 전적으로 반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또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의 등장으로 카드사가 주도해 온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 시장이 IT 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어 중ㆍ장기적으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앱카드 진영의 각 카드사는 소비자들에게 자사 카드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기존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 앱을 개발해 왔는데 삼성페이가 활성화 될 경우 이같은 투자가 무의미해질 우려가 있다. 맞춤형 쿠폰 서비스 등 카드사 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삼성페이를 통해 얼마나 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NFC 동글 보급을 위해 노력해 온 유심형 진영의 위기감은 더 크다. 현재 유심형 모바일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NFC 동글이 설치된 가맹점은 2만6000여곳에 불과하다. 유심형 진영은 보안이 취약한 마그네틱 전용 POS 단말기를 IC 카드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로 전환하는 김에 NFC 동글 설치도 함께 진행하자고 주장해 왔지만 그 비용 분담을 두고 앱카드 진영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그네틱 방식을 활용하는 삼성페이가 활성화될 경우 앱카드 진영에 무게감이 실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여신금융협회가 IC 카드가 없는 외국인 결제 편의나 전환 초기 혼란을 막기 위해 IC 전용단말기보다 마그네틱ㆍIC 겸용 단말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삼성전자 입장에선 굳이 NFC 동글이 보급되지 않아도 삼성페이 활성화에는 큰 장애물이 없는 상황이다.

유심형 진형의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삼성페이의 NFC 기능을 강조하고 있고 삼성페이로 모바일 결제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 장기적으로는 유심형 모바일카드에도 불리하지는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애써 불안감을 감추는 모습이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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