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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넴초프 피살, 푸틴을 더 강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계기될 수도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러시아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가 의문의 피살을 당한 가운데 사건 배후에 크렘린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확산되면서 사건이 푸틴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CNBC 방송은 푸틴 또한 넴초프 피살 사건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몇몇 전문가들은 넴초프 피살 사건으로 푸틴에 대한 지지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사건이 오히려 ‘강한 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드링컨 리서치의 오바네스 오가니시안 전략가는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현재 반 러시아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이라며 “이러한 때에 푸틴은 이 사건을 계기로 좌파와 우파 모두에게 강한 지도자, 정치적으로 핵심적인 인물로 각인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른 야당 지도자들이 제2의 넴초프가 되지 않기 위해 망명길에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오틸리아 단드 전무는 넴초프 피살 사건이 푸틴에 대한 지지를 한층 양극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실제 넴초프 살해의 주체가 누군가와 관계 없이 푸틴의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간극이 예전보다 공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넴초프 피살 사건을 계기로 일어난 대규모 시위와도 관련이 있다. ‘푸틴 없는 러시아’ 등의 구호를 외치며 넴초프를 추모하는 시위가 지속되거나 확산될 경우 푸틴 지지자들도 이에 맞서기 위해 들고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 1일 약 7만 명의 푸틴 반대자들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푸틴이 이들을 강하게 진압할 경우 그를 압박하고 있는 서방의 제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의 갈등이 희미해져 가는 상황에서 피살 사건이 외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스탠다드 은행의 팀 애쉬 신흥시장 리서치 부문 수장은 “러시아는 1~2년 전과는 굉장히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파트너의 개념보다도 진짜 ‘적’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넴초프는 지난 27일 크렘린궁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1990년대 후반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 집권 당시 제1부총리를 지낸 그는 푸틴 정권의 권위주의와 부패,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등에 비판을 가하면서 크렘린과 대립해 왔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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