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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경제, 이대로 고꾸라지나…회복세 멈추고 하강국면 진입
-세계경제 침체 영향 본격화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15년 1월 산업활동 동향’은 한국경제가 미약한 회복세를 멈추고 본격적인 하강 국면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1.7%(전월대비), 소비(소매판패)가 3.1%, 설비투자가 7.1% 각각 감소함으로써 생산현장은 물론 민간소비까지 활력을 잃으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에 처할 것이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세계경제 침체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다며, 단기간 내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하락 등 호재 요인이 있지만, 이것이 소비와 투자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다 대내외 여건이 워낙 좋지 않아 호재로서의 영향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 본격화=1월 산업활동 동향은 충격적이다. 생산 부문에서는 자동차 생산이 7.7%, 기계장비가 6.8%, 도소매가 2.8%, 부동산 임대업이 4.2% 각각 감소했고, 서비스업도 0.4% 줄었다. 소비부문에서는 가구 등 내구재 소비가 0.2% 증가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는 7.7%, 음식료 등 비내구재는 2.9% 감소했다. 전 부문에서 큰 폭의 마이너스가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작년말 자동차의 밀어내기 생산에 따른 기저효과와 설이 작년 1월에서 올해는 2월로 이동한 데 따른 효과 등 일시적 요인으로 조정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기재부는 주요 지표의 월별 변동성이 큰 것을 감안해 2개월씩 묶어서 볼 경우 실물경기는 작년 8~9월을 고비로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경제전문가들의 평가는 다르다. ‘회복세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미약했던 회복세’를 멈추고 주요 지표들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경제가 활력을 잃는 상황이라는 평가다. 특히 구조적인 내수부진 및 성장잠재력 약화 요인에 시달려오던 한국 경제가 세계경제 침체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하면서 그것이 지표로 나타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은 올 1월 10% 감소(전년 동월대비)한 데 이어 2월에도 3.4%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대 시장 가운데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정체 또는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수요가 급감한 데다 미국의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고, 중국의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자동차와 기계장비 생산이 7% 전후로 급감한 것은 이를 반영한다.

내부로 눈길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민간소비는 노후에 대한 불안과 눈덩이 가계부채로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유가 하락이 제품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원론적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증대될 수 있지만, 실제 그런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노후불안과 11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소비를 억누르는 구조적 요인으로 물가가 하락하더라도 소비가 늘기 어렵다.


▶구조개혁ㆍ체질개선 없으면 일본식 불황=현재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작년 하반기 이후 경기상황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설 연휴처럼 불규칙한 계절적 요인을 제거한 후의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9~11월까지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다 작년 12월 0.3포인트 상승한 이후 올 1월 0.1포인트 상승에 머물렀다. 특히 광공업생산지수는 작년 12월 0.8% ‘반짝’ 상승한 이후 올 1월 다시 -0.1%로 떨어져 경기부진이 기조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높은 대외의존도와 구조적인 내수침체 요인으로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국면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자칫 경제정책과 개혁의 타이밍을 놓칠 경우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우려도 제기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작년 12월 경기의 ‘반짝 효과’가 일부 있었지만 추세적으로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시에 위축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 단기간내에 회복되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민간의 소득증대와 기업의 제품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한 ‘경제 내공쌓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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