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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기운은 왔다, 강남 재건축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겨울추위에 웅크리고 있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부동산 3법’이 새해를 불과 사흘 앞두고 국회를 통과하는 바람에 연말까지 얼어붙었던 매수세가 연초에 다시 살아나면서 분위기 상승에 이바지한 덕분이다. 지난달 말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들은 “풀이 죽어있던 시장에 봄 기운이 돌고 있다”며 화색이었다.

‘잠실의 마지막 주공’인 잠실5단지는 거래량과 거래가가 동반상승 중이다. 매수시기를 호시탐탐 노리던 매수대기자들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 단지는 1월에 7건 매매가 이뤄졌고, 2월에는 말일까지 15건 가량 거래가 체결됐다.

덩달아 시세도 상승세다. 현지 공인중개업소 얘기를 종합하면, 전용면적 76㎡ 매매가는 1월 초에 10억8000만~10억9000만원 선에 출발했으나 현재는 이 구간이 1000만~3000만원 정도 상향조정됐다. 연초 12억4000만~12억5000만원 수준에 거래되던 전용 82㎡는 최근 12억8000만원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송파구 신천동 아파트 단지 모습.

잠실박사공인 박준 대표는 “강남은 물론이고 지방에서도 문의전화가 걸려온다”며 “상담을 해보면 3~4월에 접어들면 매매가가 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내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거래 호조세와는 별개로, 현재 잠실5단지 재건축조합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조합장의 공판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대위에서 조합장 해임을 다룰 해임총회를 이달 중 연다는 계획이다.

아세아공인 대표는 “2월까지는 꾸준하게 매수자들이 움직이며 분위기가 좋았지만 (조합 상황이 복잡한 만큼)3월의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인근 신천동 일대 재건축 단지들도 일단 웃는 얼굴이다. 재건축 추진 속도가 일대에서 가장 빠른 미성아파트에도 2월에 매수세가 돌았다. 전용 59㎡ 거래가는 5억5000만~5억6000만원 수준. 5억5000만원 내외에 나온 매물은 곧바로 거래로 연결되고 있다.

관심사는 인접한 크로바아파트와의 통합개발을 추진하느냐다. 1230가구의 미성은 지난해 7월 단독재건축으로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 하지만 최근에 크로바(120가구)와의 통합재건축이 논의되고 있다. 통합재건축에 회의적이던 미성아파트 상가 상인들까지 최근 동의를 하면서, 분위기가 크로바와 함께 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인근 학사공인 심용진 대표는 “미성과 진주아파트 등에서 최근 매수자들이 많이 들어오며 매매가가 지난해 말과 비교해 3% 정도 올랐다”며 “앞으로 통합 재건축안이 확정되느냐가 분위기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강남구 개포동은 잠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1월에는 매수세가 강했으나, 2월부터는 매매보다는 전세 수요가 더 돋보인다.

이달부터 이주를 시작하는 개포2단지를 제외한 1ㆍ4단지는 1월초 2000만~3000만원 가량 저렴한 물건들이 대거 팔렸다. 다만 2월 설 연휴를 전후해서는 거래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개포동 대치공인 관계자는 “2월에는 일부 집주인들이 오히려 적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2000만원까지 호가를 올리면서 시세는 강보합세를 보이는데, 매수세는 1월에 비해 쪼그라들었다”고 했다.

1400가구 규모의 2단지 이주자들이 주변 단지에서 전셋집을 찾으려 들면서 전세가는 오르고 있다. 개포1단지 전용 49·56㎡의 전세가는 전년말 대비 3000만~4000만원 정도 올랐다.

whywh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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