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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도 대학도 외면…설자리 좁아지는 인문학
[헤럴드경제 = 이지웅 기자] 중앙대가 내년부터 학과제를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내용의 학사구조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그렇지 않아도 취업 시장 등에서 소외되고 있는 인문학이 상아탑에서도 외면을 당하는 등 설 자리가 갈수록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대가 2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은 2016학년도부터 학과제를 전면 폐지하고 단과대학별로 신입생을 모집, 2학년 2학기 때 전공을 택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학과제는 유지하되 신입생 모집단위만 광역화한 다른 대학과 달리 아예 학과 자체를 없애고 교수와 학생이 단과대학 내 소속되는 식으로 학사구조가 바뀌는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사회적 수요가 있는 전공을 개발하고 많은 학생이 자신이 원하는 전공을 선택하게 하겠다는 취지지만,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인문학이나 자연과학 등 일부 비인기전공은 학생 부족으로 고사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중앙대는 간담회에서 “공학계열은 27만7000명이 부족한데 인문사회계열은 6만1000명, 자연계열은 13만4000명이 과다공급되고 있다”며 해당 분야 전공생을 줄일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수협의회와 대학 평의원회 전ㆍ현직 회장 6명으로 구성된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교수 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전체교수회의 전 참석자 420명을 대상으로 개편안을 재논의할지 긴급 설문조사했고, 그 결과 87.8%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독어독문학과 교수인 김누리 비대위원장은 “밀실에서 소수 교수가 음모적으로 진행한 학문에 대한 쿠데타”라며 “학교 측의 학과제 폐지 일방 통보는 학문의 자유를 위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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