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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부자 할머니 살인사건 3大 미스터리
[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홀로사는 80대 할머니가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운동화 끈에 묶여 사망한 사건의 범행동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숨진 함모(88) 할머니는 강남에서 20억 원 대의 주택을 보유한 자산가인만큼 돈을 노린 범죄일 가능성이 컸지만, 범인이 살해 후 집을 뒤진 흔적이 뚜렷이 발견되지 않아 또 다른 범행 동기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경찰은 ▷사건 보름전 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젊은 남성이 침입했던 점 ▷범인이 살해 후 집을 뒤진 흔적이 뚜렷하지 않은 점 ▷범인이 CCTV 등에 포착되지 않은 점 등을 미뤄 사전에 철저히 범행을 계획했거나, 면식범 가능성을 열어두고 주변 인물을 대상으로 탐문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26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함씨는 전날 강남구 도곡동의 2층 건물에서 양 손이 운동화 끈으로 묶인 채 같은 건물 1층의 옷 수선가게 주인에 의해 최초로 발견됐다.

함 씨는 이 날 부동산 업자를 만나기로 돼 있었으나 약속시간까지 인기척이 없음을 이상하게 여긴 부동산 업자가 아래 층의 가게 주인에게 확인해볼 것을 요청했고, 옷 수선 가게 주인이 2층에 올라가 함 씨의 시신을 목격했다.

발견 당시 함 씨는 두 손을 묶인 채 목을 졸린 흔적이 남아 있었다. 또한 방 안에는 밥상도 차려져 있었다고 전해져 범인이 갑자기 침입해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유족에 따르면 숨진 함 씨는 부유층이 모여사는 도곡동에서도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졌다. 미용사 직업을 시작으로 이불 장사 등을 통해 많은 재산을 모았다.

시신이 발견된 2층 주택은 함씨 소유로 매매가가 15억∼20억원 상당이다. 함씨는 이외에도 40평형대 아파트 등을 보유하고, 세를 주고 있었다고 한다.

함 씨는 슬하에 자식이 없고 6년 전 남편과 사별한 이후에는 조카들만 가끔 만나며 지내왔으며, 자신의 재산 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써 온 것으로 보인다.

조카며느리 김모(73) 씨는 “고모할머니는 돈을 은행에 예금하며 철저히 재산을 직접 관리했다”며 “자녀가 없고 가족은 많지만 조카들만 한달에 한두번씩 찾아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의 CCTV도 확보하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사건 직전 침입한 남성의 신원 파악에 주력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시간을 확보해 주변 CCTV를 뒤질 계획이다.

경찰은 함씨의 조카며느리로부터 “고모할머니가 보름전 쯤 검은 모자와 마스크 차림의 젊은남성이 집에 들어와서 소리를 질러 쫓아낸 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함씨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고, 대신 친분이 있는 이웃 가게 주인에게 “누가 들어오면 막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함씨 할머니의 정확한 사망시간 추정도 급선무다. 이웃들이 함씨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지난 23일 오후 1∼2시께 인근 한의원에 다녀오는 모습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상태로 보아 사망 직후 발견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웃들이 함 씨를 최종 목격한 시간부터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2일~3일 정도의 간격이 있는만큼 내일 부검을 실시해 정확한 사망 시각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 CCTV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용의자와 범행동기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현재까지는 함씨에게 특별히 원한을 가질 인물이 드러나지 않았고, 집안을 뒤진 흔적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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