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면서 봄에 대한 기대로 설레기도 전, 전국적으로 황사와 미세먼지라는 불청객이 먼저 등장하면서 호흡기 및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발 황사는 매년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데, 기상청에 따르면 올 봄 중국 주요 황사 발원지에 눈이 적게 오고 고온 건조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대형 황사가 발생할 조건이 형성됐다고 한다. 이에 3월부터 꽃샘추위를 동반한 황사가 한반도를 덮칠 예정이라고 한 만큼 눈 건강에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황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황사 속에 포함된 미세먼지 때문이다. 중국발 미세먼지에는 중금속, 방사능 물질, 다이옥시, 바이러스 등의 오염물질이 함께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눈’은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부위로 염증 등의 많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데, 실제로 황사가 집중되는 3~4월에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결막염 등이 급증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대표적 안과 질환인 알레르기 결막염은 공기 중의 꽃가루, 미세먼지, 동물의 비듬, 진드기 등이 항원으로 작용해 결막의 비만세포가 자극을 받아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초기에는 눈이 시리고 충혈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그 증상이 심해지면 결막이 부풀어 오르며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또한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의 경우 결막염뿐만 아니라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프트렌즈는 재질이 단단하지 않아 작은 이물질들이 렌즈표면에 침착할 수 있으며, 하드렌즈는 눈과 렌즈 사이에 이물질이 들어가 각막표면에 찰과상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황사가 발생하면 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꼭 렌즈를 착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일회용 렌즈나 세척도구를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이 있는 경우라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눈물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황사가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따라서 외출 시 보호용 안경이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가습기를 사용하여 습도를 높이고 물을 충분히 마셔 눈물 분비가 원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대표원장은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한 안질환은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 시 보안경을 쓰고 집에 돌아와서는 인공눈물로 눈을 씻어내고 손 청결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종호 원장은 “눈이 가려울 때는 냉찜질을 통해 알레르기의 유발을 억제해 가려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간혹 소금물로 눈을 세척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삼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