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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관님, ‘오쿠라’가 아니라 ‘오구라’입니다”
[헤럴드경제=김필수 기자]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스님) 소속 청년·청소년 연대 학생들이 25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 있었다고 언론에 제공된 김 장관의 공식 언급 내용이 일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 현황에 대한 인식 부재에서 비롯된 실수를 담고 있다며 이의 정정을 요청한 것.

문제가 된 언급은 ‘오쿠라 컬렉션’이다. 지난해 11월 30일 문체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김 장관은 당시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장관회의에서 시모무라 하쿠분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에게 “오쿠라 컬렉션과 조선총독부 발굴 유물 등 우리나라에서 발굴해 일본으로 가져간 우리 문화재 6만7000여점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연대 측은 ‘오쿠라(大倉) 컬렉션’이 ‘오구라(小倉) 컬렉션’의 오기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오쿠라 컬렉션은 오쿠라 기하치로(大倉喜八郞.1837~1928)가 일제강점기에 수집한 문화재로, 현재 오쿠라 슈코칸(大倉集古館)에 소장돼 있는 문화재를 말한다. 이천오층석탑과 평양율리사지석탑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는 ‘오구라 컬렉션’ 규모에 못미치는데다가 현재 개인이 소장한 사유재산이어서 장관이 직접 예로 들며 반환을 요구할 대상으로는 적절치 않았다는 게 단체의 설명이다.

오구라 컬렉션은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가 1910∼1950년대 한반도 전역에서 수집한 1000여 점의 문화재로, 오구라 사후인 1982년에 그의 아들이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이 같은 질의에 대해 “보도자료에서 언급한 건 ‘오구라 컬렉션’이 맞다”며 “김 장관이 실제 회의 과정에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표현을 쓰진 않았으며, 보도자료 작성 과정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지난해부터 도굴 의혹이 있는 이들 문화재의 반환을 일본 측에 요구하는 행정소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해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 가운데 43%가 현재 일본에 있다. 올해 한일수교 70주년을 맞아 반출문화재 반환 문제는 양국간 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주요한 현안 가운데 하나다.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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