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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 홀릭]초라하고 힘없는 자여
김기덕의 영화 ‘섬(2000)’에서 가장 강력한 메타포는 낚시바늘이었다. 남녀 등장인물들이 신체의 가장 연약한 부분에 낚시바늘을 꿰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섬뜩한 잔상을 남김과 동시에 다층적인 정서를 불러 일으켰다.

서양화가 유한숙(33)이 그린 이 여인의 입술에도 낚시바늘이 꿰어져 있다. 바다에 빠진 채 ‘초라하고 힘없는’ 이 여인에게 천형(天刑)이라도 내리려는 듯, 낚시바늘로 끌어당기는 이는 누구일까. 

유한숙, 나는 초라하고 힘이 없어, 캔버스에 아크릴, 116×90㎝, 2013 [사진제공=하이트컬렉션]

유한숙 작가는 만화적인 이미지와 함께 텍스트를 결합시켰다. 디시인사이드처럼 인터넷 공간에서 주로 사용되는 표현 방식을 차용했다.

하이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시공간 하이트컬렉션에서 27일부터 젊은 작가 13인의 단체전을 연다. 타이틀은 ‘두렵지만 황홀한’. “모터사이클로 질주하는 순간이 두렵지만 황홀하기에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던 가수 김창완의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전시는 6월 5일까지.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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