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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통가 키덜트 열풍]장난감 기차 하나가 중형차 한대 값이라고?
[헤럴드경제=이정환ㆍ김성훈 기자]“장난감 하나가 중형차 한대 값이라고? 이거 장난이 아니네.”

국내 최고가 제품 가격대가 무려 3000만원대. 웬만한 중형자동차 가격과 맞먹는 장난감이 있다. 브랜드 트레인몰의 ‘챌린저 황동기차’가 바로 그 주인공. 현재 장인의 손에서 제작 중에 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 100% 수작업으로 주문제작하기 때문에 약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린다. 아직까지는 국내 수요가 없어 외국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조만간 국내 임자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황동으로 만들어져 내구성과 질감이 우수하며 한국인의 손 기술이 좋아 외국인 선호도가 높다.

이는 팽창하는 ‘키덜트산업’을 상징한다. 어린이와 어른을 의미하는 키드(Kid)와 어덜트(Adult)의 합성어인 키덜트는 ‘산업’을 포장하며 유통가의 정중앙에 진입했다. 한때 장난감을 좋아하는 어른 일부가 키덜트족(族)을 자칭하며 유통가 변두리에 포진했었지만, 이젠 대부분 아빠들이 키덜트족 주류에 합류하고 있다. 

<사진설명>중형자동차 한대 가격과 맞먹는 장난감이 있다. 바로 트레인몰의 ‘챌린저 황동기차’다. 장인의 손으로 100% 수작업으로 제작되며 제작 기간만 6개월이 걸린다. 아직 미완성된 귀하신(?) 챌린저 황동기차를 고객들이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원인은 다양하다. 현대인의 업무에서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릴 수 있는 매력, 어느정도 먹고 살만해진 상황에서의 어린시절에 대한 향수, 그리고 아이와 함께 하는 문화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키덜트족은 당당해진 것이다. ‘어른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그래?’라고 조롱을 한다면 이는 ‘쉰세대’다.

키덜트 상품은 다양하다. 몇 만원대 제품에서부터 수 천만원에 달하는 제품까지 폭넓다. 키덜트족이 급증하면서 유통가의 키덜트 마케팅이 급류를 탄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이에 일단 상품 가격이 껑충 뛰었다. 190만원대 제품도 키덜트족 눈길을 잡기 충분하다. 타미야에서 내놓은 ‘스케일 트랙터’는 외관이 실물과 동일할 뿐만 아니라 경음기, 시동거는 소리, 방향 지시등, 머플러, 자동차의 진동까지 구현해 마니아층에선 인기 폭발이다.

값비싼 제품만 키덜트족을 만족시키는 것은 아니다. 단 몇 만원으로도 키덜트족을 기쁘게 하는 제품들은 많다. 대표적인 제품이 레고다. 특히 에펠탑, 트레비 분수 등 전세계의 유명 건축물을 표현한 레고 아키텍쳐 시리즈의 경우 키덜트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유통가는 분주하다. 키덜트족이 유통가 ‘큰손’으로 등장한 만큼 이를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레고 아키텍쳐 링컨기념관, 스튜디어 시리즈 등 아키텍쳐 상품 수를 기존보다 20% 더 늘려 키덜트들을 유혹 중이다. 가격대도 5만~7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어 아이들과 즐기려는 아빠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성적표는 좋다. 지난 2012년 문을 연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토이&하비 테마관’의 경우 지난 3년새 30~80% 매출 신장세를 보였고, 최근엔 100%까지 치솟았다.

김성호 이마트 완구 바이어는 “키덜트가 완구ㆍ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부상한 것은 사실”이라며 “장난감은 더 이상 아이들만의 것이 아닌 아빠들의 놀잇감으로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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